두바이 기업의 미국 항만 인수시도가 미국의 ‘안보논리’에 막혀 결국 무산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회사 두바이포트월드(DPW)는 9일(현지시간) 미국 내 정치문제로 비화됐던 뉴욕ㆍ뉴저지 등 주요 항만운영권 인수를 포기, 미국 업체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거부권 행사’까지 거론해가며 의회에 맞서 DPW편에 섰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두바이포트월드의 에드워드 빌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UAE와 미국의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내 6개 항만운영사업을 미국 업체에 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술탄 빈 술레이엠 DPW 회장은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주재 UAE대사관 상무관도 “UAE 정부가 대미관계 보호 차원에서 DPW의 미국 내 항만운영권을 넘기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DPW의 미국 내 항만운영권 인수에 강력히 반발해온 미 의회 의원들은 DPW사의 발표를 적극 환영하면서도 두바이사의 미 항만운영권 인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의 승인 아래 미국 내 항만운영권 인수계약을 했던 DPW사가 미 의회와 여론의 반발에 밀려 인수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부시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정치적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두바이사의 미국 항만운영권 인수가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의회의 반발에 맞서겠다고 다짐해왔다.
그러나 미 하원 세출위원회는 8일 DPW가 뉴욕ㆍ뉴저지 등 6개 항만의 운영권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62대2로 통과시켰으며 상원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나선 한편 공화당 상ㆍ하원 지도부도 9일 부시 대통령에게 DPW의 미국 내 항만운영권 인수 저지 방침을 전달하는 등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