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이후 개인자금의 해외유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내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2일 발표한 ‘국내자금 해외유출 실태와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해외여행, 유학ㆍ연수, 증여성 송금 등 개인자금의 해외지급은 9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7%에서 2000년 2.2%, 2004년 3.0%로 급증했다.
95년 1.2%였던 GDP 대비 해외여행지출 비중 역시 지난해에는 1.8%로 크게 증가했고 해외소비는 95년 5조6,000억원에서 2000년 6조4,000억원, 2004년 10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대한상의는 이처럼 개인자금의 해외유출이 증가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2단계에 걸친 외환자유화로 대부분의 외환규제가 폐지된데다 의료ㆍ교육 등 국내소비시장의 낙후로 고급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기다 극심한 반부자정서로 인해 부유층의 국내소비 기피, 조기유학 붐이 일어 자본유출을 재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한국과 미국의 국고채 5년물 금리차가 거의 없고 미국 연방기금금리와 한국 콜금리 차이도 0.5%포인트에 불과한 점도 자본유출을 요인으로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개인자금의 해외유출 증가가 ▦투자수익성 향상 ▦적정 외환보유 관리 ▦우수인력 양성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부정적 측면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은 수출호조로 자금유출의 부정적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수출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했다. 또한 개인자금 유출은 장기적으로 국내 투자 및 소비 공동화를 야기시켜 고용감소 등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국내자금을 국내에서 제대로 투자하거나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의 한 관계자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통해 국내에서 투자수익률을 높이고 서비스산업에 대한 진입장벽 등 각종 규제를 철폐해 국내에서 고급 서비스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