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옥·한지에 반했어요"

주한 미국대사 부인 리사 버시바우 개인전…장신구 등 100여점 선봬


알루미늄과 아크릴이 나비 모습을 하고 한지로 만든 옷 위에 살포시 앉았다. 그 옆에 장식된 대나무 형상의 브로치는 동양적인 단아함과 서양적인 경쾌함과 조화를 이룬다. 지난해 10월 남편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와 함께 한국에 온 리사 버시바우(53) 여사가 개인전을 연다. 그래픽 디자인과 미술사를 전공한 그는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다른 나라로 옮겨 다닐 때 마다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적 경험을 작품에 반영해왔다. 그는 러시아에서 만난 호박(琥珀)이 주는 따뜻한 색감에 매료돼 호박 장신구 전시회를 네 번이나 했으며, 한국에는 부임한 지 일주일 만에 그룹전을 할 정도로 공예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가는 곳 마다 실험을 거쳐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그는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옥(玉)과 한지에 매료됐다”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 색다른 시도를 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관저 내 수영장 탈의실을 개조한 그의 작업실에는 형형색색의 네온색 아크릴과 알루미늄 조각과 전 부임지인 러시아에서 만든 작품으로 가득하다. 한쪽에는 완성된 작품이 돋보이게 하기위해 한지로 손수 만든 옷이 앙증맞게 걸려있다. 그는 “작가의 제작과정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에게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직접 입을 수는 없지만 한지 옷 위에 장신구를 전시하면 더욱 이색적으로 보일 것 같아 옷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커프스ㆍ턱시도 단추 등 남성용 액세서리와 목걸이ㆍ귀걸이ㆍ반지ㆍ팔찌 등 장신구 그리고 램프ㆍ금속핸드백 등 조각작품 등 총 100여 점이 선보인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실용성에 있다. 가벼운 산업용 소재를 활용해 간결하면서도 화려한 색상이 돋보인다. 또 장신구를 보관하는 틀을 별도로 만들어 착용하지 않을 때는 장식용 오브제 역할도 한다. 그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해서인지 디자인과 색상을 제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그 다음은 현장에서 구할 수 있는 새로운 재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의 외조에 대한 질문에 그는 “작품을 만들면 직접 써 본 후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며 “대단한 지원 (incredible support)을 해 주는 든든한 후원자”라며 활짝 웃었다. 전시는 선화랑에서 6월1일부터 15일까지 (02)734-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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