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창원시 3兆 시금고 잡아라"

경남농협·경남銀등 통합시 출범 앞두고 벌써부터 물밑 유치경쟁


경남 창원과 마산, 진해시의 행정구역 통합을 확정 짓는 '경상남도 창원시 설치 및 지원에 관한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7월 탄생하는 통합 창원시의 약 3조원에 이르는 금고를 어느 금융기관이 유치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3개 시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통합시가 출범하게 되면 행정조직과 더불어 재정도 통합해 한곳의 금융기관에 운영을 맡길 계획이어서 새로운 시금고 운영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그 동안 시 금고를 나누어 맡아온 경남은행과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이하 경남 농협)는 통합시 금고 유치를 위해 벌써부터 눈치작전을 펴며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시의 금고 규모는 올해 기준으로 당초 예산만 2조2,386억2,000만원(창원시 1조341억6,000만원, 마산시 9,035억6,000만원, 진해시 3,009억2,000만원)이고 각종 기금에다 추경예산까지 합치면 3조원대에 이른다. 이에 따라 통합대상 3개 시 가운데 예산규모가 가장 적은 진해시의 주금고와 창원ㆍ마산시의 부금고를 맡고 있는 경남농협은 이번 상황을 통합시의 주금고를 맡는 계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경남농협은 올해 들어 일종의 3명의 직원으로 태스크포스인 '통합시 금고 유치팀'을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내에 발족시켜 유치전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농협의 한 관계자는 "농협은 경남도와 도교육청을 포함해 도내 22곳의 자치단체 중 창원시와 마산시를 제외한 20곳의 주금고를 맡고 있다"며 "통합준비단의 일정에 맞춰 유치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과 마산의 주금고를 맡고 있는 경남은행은 아직 통합시 시금고 유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으나 기존 창원, 마산시의 주금고 지위를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아 내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통합시의 1금고로 지정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부 시중 은행들도 통합시 금고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출범 이후에는 유치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금고는 지자체에서 공고를 하면 금융기관들이 제안서를 내고 시금고 심의위원회에서 지역 기여도와 지점수, 지방세 납부실적 등의 평가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