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군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단히 이중적이다. 국가를 책임지는 수호자라는 인식과 ‘어떻게든 안 가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뒤섞여 있는 게 사실. 6ㆍ25 발발 54주년을 맞아 방영되는 기획 프로그램은 ‘자랑스런 국군포로’와 ‘병역 비리의 문제’라는 전혀 다른 군 관련 내용을 다룬다. 물론 모두 우리 군의 역사이자 진실이다. KBS는 25일 오후10시 ‘인물현대사, 살아 돌아온 망자, 조창호’를 방영한다. 조창호씨는 1951년 중공군의 포로가 된 뒤 무려 43년 만에 살아 돌아온 국군포로. 최초로 살아 돌아온 국군포로인 조씨가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귀환한 사연을 들어본다. 실제로 그는 아오지 수용소 등을 돌며 인간 이하의 삶을 체험했다고 한다. 13년 만에 수용소를 나올 때는 500명의 포로 중 50명만이 살아 남았다. 이후 그는 막장에서 강제 노력에 시달리면서 뇌졸중과 규폐증 등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프로그램은 국가가 더 이상 북에 살아남은 2,000여명의 국군 포로들이 스스로 돌아 오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MBC는 20일 재개한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 병무비리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27일 오후 11시30분 방영되는 ‘‘신의 아들’과의 전쟁‘편은 그간 고위층이 중심이 된 병역 기피자들을 수사하면서 어떤 압력과 저항을 받았는지 당시 수사팀과 군의관, 병무 브로커 등의 증언을 들어본다. 또 끊이지 않고 불거진 병역비리가 단순한 ‘대리 신검’에서 지능적인 ‘병무 브로커 시스템’으로 체계화되는 과정을 조명한다. 98년 수사팀이 밝혀낸 결과에 따르면 군 면제를 받기 위해 드는 비용은 평균 3,000만원. CT필름은 바꾸는 수법부터 각종 시력 조작까지 수많은 방법들이 동원됐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면서 비리 연루자들의 저항은 거셌고, 이 과정에서 군의관들이 비리를 자백하면 수사팀이 막았다는 충격적인 사례도 밝혀진다. 또 프로그램은 면제자 가족과 브로커, 군의관으로 연결된 ‘삼각 커넥션’의 진실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