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안지랑곱창거리, 쫄깃한 고향의 맛… 고소한 가을 추억

저렴하면서 푸짐한 양 '식욕 충전'… 소스·굽는 방법 따라 맛도 다양
앞산공원 올라 탁트인 시내 전망… 벽화마을선 재미있는 그림도 감상

대구의 명물 음식 테마거리인 안지랑곱창거리는 젊은이들 취향에 맞게 곱창의 양념과 찍어먹는 소스를 다양하게 개발하면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안지랑 곱창거리 인근 앞산공원의 케이블카를 타고 시내를 내려다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대구가 고향인 젊은이들이 타향살이를 할 때면 ‘소울 푸드(soul food)’처럼 간절히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안지랑시장의 양념 곱창구이다. 대구의 수많은 음식 중 저렴하고 양이 푸짐해 친구나 가족과 자주 먹는 음식 중 하나다. 맛에 더해 저렴한 가격과 50개가 넘는 곱창집이 만들어내는 거리 풍경은 대구만의 색다른 볼거리다.

안지랑시장의 곱창구이가 젊은이들의 선호 식품이 되기까지는 시장 상인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안지랑시장은 다른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식재료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대형 마트가 근처에 들어서고 IMF를 겪으면서 시장은 거의 문을 닫다시피했다. 이때 안지랑 토박이이자 상인회장을 오랫동안 맡아온 우만환씨의 눈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시장 바깥쪽의 곱창집이 들어왔다. 40여년 동안 곱창구이를 해온 ‘충북곱창’이다. 우 회장은 충북곱창 할머니께 문을 닫는 상가들이 곱창집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 안지랑시장이 ‘안지랑곱창거리’로 변신하는 시발점이었다.

맛과 가격을 지키기 위한 상인들의 노력도 상당했다. 곱창을 손질할 때 풍겨나는 냄새와 연기, 상가 손님들의 소음은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인회가 선택한 것은 곱창의 공동 구매와 주민과의 소통. 공동 구매는 곱창 공장 두 곳을 선정, 돼지 곱창 구매부터 손질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진공포장까지 마친 균일한 품질의 곱창을 생산하는 과정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진 것. 상인들은 곱창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공장 사람들과 뜻을 같이했다. 생산된 곱창의 미생물 검사는 물론, 공장의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렇게 완성된 곱창은 ‘안지랑 곱창’이라는 브랜드로 상가에 공급되고 있다. 덕분에 곱창거리 내의 모든 곱창집은 청결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고 주민과의 마찰도 잦아들었다. 곱창의 맛 역시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집집마다 특성을 살리는 것은 곱창의 양념과 구운 곱창을 찍어 먹는 소스. 요즘은 굽는 법을 달리하는 상가들이 생겨나고 있고 같은 곱창이지만 연탄불에 굽기, 가스 불에 굽기, 화덕에 굽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변신하고 있다. 젊은이들 취향에 맞게 내부 인테리어를 카페처럼 바꾸는 곱창집도 늘었다.

안지랑곱창거리의 발전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과 상가들의 협조도 한몫을 했다. 곱창거리는 대구지하철 1호선 안지랑역 가까이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이 거리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자동차를 이용한다. 안지랑곱창거리 양쪽 끝에 공용 주차장을 만든 이유다. 이런 노력으로 안지랑곱창거리는 대구의 명물 음식 테마 거리가 됐다.

곱창으로 포식을 했다면 내친 김에 대구 시민들의 쉼터인 앞산공원을 들러보자. 앞산과 산성산ㆍ대덕산을 아우르고 있어 주말마다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공원에는 낙동강승전기념관과 케이블카ㆍ전망대 등 즐길 거리도 많다. 특히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구 시가지 경관은 으뜸이다. 바로 아래 자리한 안지랑곱창거리는 물론 대구 전역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가족이 함께 대구를 찾았다면 달성군 화원읍에 자리한 마비정 벽화마을에도 가보자.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담장 가득 그려진 그림이 여행자를 반긴다. 마을 이름의 유래가 담긴 천리마와 장수 이야기, 난로 위 도시락, 지난달 다녀간 방송 프로그램, 외양간 송아지의 커다란 눈망울, 담장 가득 열린 호박 덩굴 등 다양한 그림이 마을의 벽을 채우고 있다.

마을 방문자를 위한 농촌 체험장도 운영한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체험은 인절미ㆍ두부 만들기(단체만 가능), 전통 제기 만들기, 다양한 약재를 넣은 향낭 만들기 등이다. 이 중 한지를 접어 오린 뒤 가운데 엽전을 두고 묶는 제기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호기심과 추억을 자극한다. 체험장 앞마당에서 직접 만든 제기를 차며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마비정 벽화마을에서 약 40㎞ 떨어진 곳에 달성 도동서원(사적 488호)이 있다. 한훤당 김굉필을 추모하기 위해 처음 세워진 서원은 임진왜란 때 불탔다. 이후 1604년에 새로 사당을 짓고 1607년 선조가 도동서원 현판을 내리면서 사액서원이 되었다. 중정당의 기단과 돌계단 장식, 기와를 얹은 담장 등 조선 시대 장인들의 솜씨를 경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보물 350호로 지정됐다.

대구의 근대 문화 유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구박물관은 중구 태평로2가에 자리하고 있다. 1930년대 곡물 창고로 사용하던 일본식 건물로 ‘설계도만 있으면 대포도 만들 수 있다’는 북성로 공구골목의 역사를 전시한 곳이다.







여행 수첩



▲ 당일 여행 코스

명소 답사 / 달성 도동서원→마비정 벽화마을→앞산공원 케이블카→안지랑곱창거리

도보 여행 /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선교사 블레어․챔니스․스위츠 주택)→대구 계산동성당→이상화고택→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대구근대역사관→경상감영공원→공구박물관

▲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달성 도동서원→마비정 벽화마을→앞산공원 케이블카→안지랑곱창거리→숙박

둘째 날 / 경상감영공원→대구근대역사관→공구박물관→서문시장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안지랑시장곱창상인회 www.안지랑곱창.com

- 대구 투어피아(대구광역시 관광 홈페이지) http://tour.daegu.go.kr/kor

- 앞산공원 관리사무소 www.daegu.go.kr/Apsanpark

- 마비정 벽화마을 http://cafe.daum.net/mabijeong

▲ 문의 전화

- 안지랑시장곱창상인회 053)652-6569

- 대구광역시청 관광문화재과 053)803-6512

- 앞산공원 관리사무소 053)625-0967

- 공구박물관 053)252-8441

▲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지선 남대구 IC→대명동 방향 성서공단로 따라 약 5km 진행→안지랑사거리 우회전→안지랑곱창거리

▲ 맛집

- 돈박사곱창: 곱창구이, 남구 대명로36길, 053)624-1855

- 한바가지꿉는포차: 곱창구이, 남구 대명로36길, 053)751-9292

- 하늘별마당: 곱창구이, 남구 대명로36길, 053)654-0007

▲ 주변 볼거리

국립대구박물관, 달성토성, 서문시장, 방천시장, 대구시니어체험관, 수성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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