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다 수출부진까지 겹치며 기업 체감경기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됐다. 최근에는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까지 커지면서 체감경기는 더욱 위축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6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66포인트로 전월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56포인트) 이후 6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세월호 사고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77포인트)보다도 11포인트나 낮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안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대·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모두 심리가 위축됐다. 대기업 BSI는 73포인트으로 5포인트 내렸다. 중소기업도 57포인트로 8포인트나 감소했다. 수출이 부진하면서 수출기업 BSI가 7포인트 하락한 67포인트를 나타냈으며 내수기업도 66포인트로 6포인트 내렸다.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의 체감경기는 제조업보다 더욱 악화했다. 비제조업 6월 BSI는 65포인트로 전월보다 11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2013년 2월(65포인트)과 같은 수준이다. 여행, 여가 서비스, 운수, 도소매 등 서비스 관련 업종이 타격을 입은 탓이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종합적인 경제주체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88포인트로 전월보다 10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2년 6개월 전인 2012년 12월과 같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