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美국방조달시장 진출 가시화

지누스, 광섬유망 경비시스템 군납자격 획득
서울스탠다드, 방수 컴퓨터 28만불 어치 공급

미국 국방부 조달시장의 문을 두드려온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18일 KOTRA와 업계에 따르면, 지누스(옛 진웅)는 한국국방과학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광섬유망 경비시스템에 대해 미 국방부가 실시한 해외 우수 방위장비 평가(Foreign Comparative Testing)에서 최종합격, 군납 자격을 획득했다. 이 시스템은 광섬유망에 적외선레이저 펄스를 지속적으로 흘려 되돌아오는 펄스의 타이밍과 강도를 체크, 이상 유무를 파악한다. 광섬유망이 절단되거나 잡아당겨지는 등 이상이 발생하면 관련 경보가 전달되고 컴퓨터에 침입자의 정확한 위치가 나타난다. 지누스는 지난해 미 플로리다주 공군기지에 테스트용 경비시스템을 21만 달러(중앙통제시스템 포함)에 공급, 정밀성을 인정 받았다. ㎞당 20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시스템으로 CCTV도 연결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전홍기 전무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의 보안시스템 구축 컨소시엄에 광섬유망 펜스부문 업체로 선정돼 설치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군납자격 획득이 국내외 군ㆍ민간 보안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스탠다드도 내년 미 주방위군과 해병대에 완전방수ㆍ견고화(Rugged) 컴퓨터 ‘허머북’ 28만5,000달러 어치(30~40대)를 납품한다. 야전 테스트에서 합격점수를 받으면 2006년에는 662만 달러(1,300대) 규모로 공급물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이성백 상무는 “허머북에는 다양한 첨단 방수ㆍ방열ㆍ방진ㆍ내충격 가공기술 등이 망라됐다”며 “이미 미국 국방부가 실시한 테스트를 1차 통과했다”고 말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야전에서 4시간 동안 컴퓨터를 켜놓고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하고 1m 높이에서 32번 떨어뜨려 액정ㆍ하드디스크 등이 손상되지 않아야 한다. 영하 10℃나 영상 55℃에서도 문제 없이 작동해야 하고 적에게 컴퓨터를 빼앗길 상황에 처했을 때 하드디스크를 순식간에 빼낼 수 있어야 하는 등 다양한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가격은 옵션에 따라 대당 700만~900만원 수준. 현재 미군은 Rugged 노트북컴퓨터로 대부분 일본 파나소닉 제품(연간 구매량 4억 달러)을 사용하고 있는데 야전용으로 개발한 제품이 아니어서 잦은 고장 등 적잖은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미 국방부는 SKC로부터 리튬폴리머전지 120만 달러어치를 올해 시험구매했으며 삼성전자ㆍ풍산금속ㆍ코아블 등으로부터 대형 디스플레이시스템, 탄환, 위성 낙하산 유도시스템을 시험구매할 계획이다. KOTRA는 지난해부터 미 국방부 시험평가 프로그램 담당자 등을 초청, 국내 기업과의 상담회를 주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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