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자산 팔아 재정적자 줄인다

해저터널·교량·지방산단 등 매각해 160억 파운드 조달키로

영국 정부가 천문학적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해저터널ㆍ교량 등 정부 보유 자산을 매각, 30억파운드(48억달러)를 조달하고 장기적으로 규모를 160억파운드(256억달러)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12일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에 발표한 1차 매각 대상에는 영국이 독일ㆍ네덜란드와 공동으로 소유한 우라늄 농축 컨소시엄 유렌코(URENCO)의 지분 33%와 초고속 철도선인 채널터널레일링크(CTRL), 마권 발매공사인 토트, 템스강을 건너는 다리 등이 포함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방정부의 산업단지 등 부동산 130억파운드어치를 추가로 팔아 160억파운드를 마련하기로 했다. 노동당 정부는 앞서 지난 4월 향후 4년 내에 정부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장기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의 대규모 자산매각은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영국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가 2,2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 재정적자는 8월 기준 총 8,048억파운드로 GDP의 57.5%에 이른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날 정부의 자산매각 계획을 발표하며 보수야당의 공공 부문 재정지출 삭감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과정이 이제 겨우 절반 정도 와 있다”며 “정부 재정지출을 조기에 줄이면 1930년대의 잘못을 되풀이해 영국이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보수야당이 집권해 계획대로 공공 부문 재정지출 삭감정책을 추진한다면 저성장과 높은 실업이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BBC는 이날 발간된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 보고서를 인용해 세금증가와 지출억제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년 동안 영국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금리 기조는 오는 2011년까지 0.5% 수준에 머물고 2014년까지 2%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에서는 전망했다. 영국중앙은행(BOE)의 기준금리는 5%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여섯 차례나 내린 뒤 3월부터 7개월째 사상 최저인 0.5%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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