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년전 이집트 미라 원상복원 성공

주름살 하나하나까지 세심히 복원… "기존의 것과는 질적인 차이"

기원전 이집트 미라의 얼굴이 2천300여년의 시공(時空)을 뛰어넘어 거의 원상에 가깝게 복원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활동하는 법의학 조각가 프랭크 벤더에 의해 복원된 이 미라의 흉상은 과거의 것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미 언론들이5일 보도했다. 과거엔 안면 피부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단순히 평평한 상태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주름살 하나하나까지 무척 신경을 썼다는게 미 웨스트민스터대학 문화공예품 박물관장 샘 파머리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여름 '페세드'로 명명된 이 미라에 대해 총 2천500여회에 걸친 촬영이 이뤄졌고, 그 결과는 세계적인 원형복원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캐나다 위니펙소재 마니토바 대학으로 전달됐다. 대학측이 이 자료를 토대로 첨단 컴퓨터 기술을 통해 3차원 입체상으로 만들어 벤더에게 전달했고, 이 입체상은 과거 생존 당시의 모습과 흡사한 형태로 재현됐다.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얼굴 주름 부분은 연구원들이 아흐밈 주민들의 특징을 최대한 반영했다. 2천300여년만에 지구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이집트 여성의 흉상은 웨스트민스터대학 과학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페세드 미라와 함께 얼마후 전시될 예정이다. 펜실베이니아주 뉴 윌밍턴에 소재한 웨스트민스터 대학은 지난 1852년에 건립된유서깊은 학교로, 인문과학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으며 대학별 평가에서 전국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페세드는 지난 1885년 이집트 선교사가 모교인 웨스트민스터 대학에 기증해 보관돼 왔다. 이 선교사는 당시 미라 값으로 8달러를, 미국으로 선적하는데 5달러를 각각 지급, 총 13달러를 지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세드는 컴퓨터단층(CT) 촬영과 X선 촬영으로 정밀 조사한 결과 생전에 골다공증을 앓고 많은 종기를 가졌던 55-70세의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양실조나 사망으로 이르게 할 만큼 당시 중한 질병에 감염돼 있었고 외모가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든 것처럼 보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페세드가 태어났던 기원전 350년경 이집트인들의 평균 수명이 40세 안팎이었던점을 감안하면 이 미라는 상당히 장수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지난 1880년대 발굴됐던 미라 수십구 가운데 하나였던 페세드는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300마일(483㎞) 떨어진 도시 아흐밈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페세드와 함께 무더기 발굴됐던 미라들은 당시 대부분 관광객들에게 팔려나갔던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