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서류전형 통과 '1등공신'

인크루트, 대기업 85곳 조사결과
실무경험자·공모전 수상자^인턴도 가산점
어학 성적·기본 학점 취득은 "성실도 지표"


서울 모 대학 영문학과를 지난 2월 졸업한 K(27)씨는 가을 취업시즌이 한창이지만 마음이 편치 못하다. 학점, 토익점수 등이 자신보다 낮은 학과 동료들은 서류전형을 잘 통과하는데 K씨는 입사시험의 첫 관문에서 미역국을 먹는 일이 다반사기 때문이다. 공기업과 대기업의 입사 경쟁률이 수백대 일을 넘으면서 구직자들에게 서류전형 통과가 커다란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수천 수만장이 넘는 입사지원서 가운데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지 못하면 몇 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인사취업전문기업 인크루트는 대기업 85곳을 조사한 결과, 10개사 가운데 8개사 꼴인 83.5%가 신입사원 채용시, 서류전형에서 자격증, 실무경험, 공모전수상, 인턴경험 등 주로 실무경험에 가산점을 주거나 우대한다고 11일 밝혔다. 실무경험 가운데는 지원 직종 관련 자격증이 서류전형 통과에 가장 도움이 됐다. 조사대상 기업의 27.1%가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으며 29.5%는 우대한다고 밝혀 절반이 넘는 기업에서 자격증이 취업관문을 뚫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직종 지원자라면 금융자산관리사(FP), 공인회계사(CPA), 공인재무분석가(CFA), 미국공인회계사(AICPA) 등의 전문 자격증이 취업에 유리하다. 건설ㆍ조선업종 응시자는 국가공인 기사ㆍ기술사 자격증이 도움되며 IT업종은 세부 직종에 맞는 자격증이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 직무 자격증 못 지 않게 현업에서의 다양한 실무 경험도 중요하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실무 경험을 쌓은 지원자에게 가산점(23.5%)을 주거나 우대(21.2%)하겠다는 기업이 44.7%로 나타났다. 공모전 수상 경력에 가산점(16.5%)을 주거나 우대(27.1%)하는 기업도 43.6%였으며 인턴십 참가자들에게 가산점(17.6%), 우대(24.7%)하는 곳도 42.3%에 달했다. 이밖에도 ▦국가 유공자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우대한다는 기업이 44.7%였으며 ▦경영학석사(MBA) 취득자(41.2%) ▦사회봉사 활동(36.5%) ▦기업 체험프로그램 참가자(34.1%) ▦해외 거주 경험자(34.1%) 등도 우대받는 조건이었다. 한편 입사지원을 위해 어학성적과 3.0이상의 기본 학점은 취득해 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담당자들은 어학성적과 학점은 지원자의 학교생활 성실도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4.7%의 기업이 취업을 위해 공인어학 성적표를 제출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평균학점 3.0이상(4.5점 만점 기준) 취득해야 한다는 기업도 42.4%였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수백대 1의 서류전형 경쟁을 뚫어야만 면접 대상자가 될 수 있다"며 "서류전형이 취업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인 만큼 자신이 목표로 하는 기업이 우대하거나 가산점을 두는 분야에 주력하는 것이 취업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