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매 '환율 흐름 따라'

내리면 '사고' 오르면 '팔자'로 방향 전환

최근 들어 기관투자가들이 환율 흐름에 따라 매매 패턴을 바꾸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9일 기관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이날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순매수로 출발했으나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반전되자 갑자기 순매도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처럼 이달 들어 기관의 매매패턴이 환율 움직임과 연동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관의 경우 이날을 제외하고 일별 매매패턴을 보면 환율이 상승(하락) 할 때 순매도(매수)세를 보이는 현상은 이달 들어 5거래일 동안 지속됐다. 이날도 기관은 오전께 환율이 전일에 비해 하락하자 순매수세를 유지했으나 환율 상승과 함께 곧바로 순매도로 전환했다가 장 막판에 환율이 하락하자 매도세를 크게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관과 환율의 움직임 뒤에는 결국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숨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의 순매도가 증가하면서 프로그램 매도세가 늘고 결국 기관의 순매도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겉으로는 기관과 환율의 움직임이 밀접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환율동향에 따른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매 변화가 근본적인 요인”이라며 “환율이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당분간 장중 변동성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