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들 본점 옮긴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새 보금자리를 찾아나설 전망이다.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본점 건물 공매에 나선 한빛을 비롯해 국민, 서울은행 등이 본점 건물을 옮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4년 종로 5가의 옛 담배인삼공사 부지를 매입한 국민은행은 오는 6월 말까지 본점 신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막판 궁리중. 장기신용은행과 합병하면서 본점이 명동과 여의도 2개 건물 등 3군데에 분산된 국민은행은 본점기능을 통합하기 위해 종로 5가에 본점을 신축하고 현재의 본점 건물은 모두 매각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업무상 시간절약뿐 아니라 대동은행, 장기신용은행과 합친 만큼 조직문화 통일을 위해서도 본점 건물을 한군데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 올 초부터 여의도 장은 건물을 매각하기 위해 인수희망자를 물색했으나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마땅한 상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명동 본점도 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헐값에는 절대로 팔지 않겠다느 입장. 국민은행 관계자는 『장은 건물은 1,000억원 수준인 장부가만 받을 수 있다면 매각할 생각』이라며 『본점 신축 여부가 최종 결정되면 공매를 실시해서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에 대비, 국민은 지난 2월로 만기된 건축 허가를 내년 2월까지로 연장한데 이어 착공 시한을 2001년까지 재연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서울은행도 HSBC에 매각되면 본점 건물을 옮길 전망이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HSBC는 현재 건물이 낡은데다 보안·안전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점을 들어 본점 이전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며 『HSBC가 남대문로 삼성자동차 건물 7개층을 산데 이어, 최근에는 파이낸스센터를 매입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빛은행은 이미 회현동의 신축 본점과 구 상업·한일은행 본점 등 3개의 대형 건물을 공매에 내놓고 본격적인 본점 매각작업에 들어갔으며, 강원은행과의 합병을 앞둔 조흥은행은 본점을 대전에 이전토록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상태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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