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티가 공화당을 힘들게 하고 있다 - Tea party makes GOP tough" (파이낸셜타임스) 티파티를 두고 공화당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티파티가 공화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 전부터 공화당 후보의 발목을 잡더니 중간 선거 압승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공화당에 지분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티파티의 대모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주지사가 잇단 구설수로 미디어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공화당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또 티파티들이 내세우는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폐지'나 '낙태전면금지'등의 의제들이 무당파들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반발을 사고 있는데다 혹 공화당이 티파티의 손아귀에 넘어갈 경우 차기 대선 승리를 보장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에 티파티를 배격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티파티가 중간 선거 승리에 지대한 공을 세웠고 페일린을 비롯한 티파티 지도부들이 대중적 인기가 높아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공화당 주류가 대놓고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 울타리에 몸담고 있기에는 내키지 않지만 '배은망덕' 하다는 비난이 쏟아질까 함부로 버릴 수도 없는 '계륵'인 셈. 현재 공화당과 티파티간의 힘겨루기로 권력 투쟁의 조짐마저 일고 있는 양상이지만 공화당이 당분간은 차기 대선 향방을 가늠해가며 티파티와 '거리를 둘지' 이들을 '껴안을 지' 끊임없이 저울질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티파티와 거리두기= 공화당은 티파티가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열정과 공은 인정하면서도 티파티의 극단주의적 성향이 사람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염려하고 있다. 특히 티파티에 대한 지지자와 혐오자가 극단으로 나뉘어져 있어 차기 대선에서 자칫 공화당에 불어닥칠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되레 반(反)티파티 세를 규합해 차기 대선에서는 역으로 공화당을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CNN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서 오바마와 페일린의 지지율은 각각 52대 44로 페일린이 열세다. 반면 미 퀴니피악 대학의 여론조사 실시 결과 차기 공화당 대선 유력 후보인 미크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오바마의 가상 대결에서는 45대 44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롬니 전 주지사가 본선 경쟁력이 더 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 주류는 일단 차기 대선주자 만큼은 티파티에 내주지 않겠다며 '거리두기'를 본격화 하는 태세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은 차기 "페일린은 폭스뉴스에서 이름을 날리는 논평가 역할을 하는 게 적임"이라며 페일린 전 주지사가 대통령감은 아니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바바라 부시는 페일린에 "알래스카에 머물 것"을 친절히 권고했다. 티파티의 극단주의 의제들도 공화당의 반감을 사는 이유다. 공화당은 티파티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국세청(IRS) 폐지 주장까지 내세우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버지니아대 정치연구소의 정치분석가인 래리 사바토는 "티파티의 비현실적 의제들에 대해 정통 공화당 의원들마저 끊임없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릴 수도 없는 티파티 =그러나 공화당이 티파티를 홀대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티파티가 이번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공화당 승리에 일조했고 이제는 공화당 마저 위협하는 세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파티 소속으로 상원 경선에 나섰던 후보 12명 중 7명이 당선됐으며 하원선거에서는 24명의 출마자 가운데 17명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렇게 혁혁한 공을 세운 티파티는 되레 떡고물을 내놓으라며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티파티 코커스'라는 공화당 최고 파워그룹을 이끌고 있는 미셸 바흐만(미네소타) 하원의원은 선거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공화당 하원 서열 4위인 공화당의원총회 의장직 자리를 요구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티파티의 요구를 일축할 경우 적극 싸워 나갈 것"이라며 공화당과 언제든지 대립각을 세울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티파티는 지분 요구를 넘어 친정인 공화당 지도부마저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티파티의 도움으로 하원을 탈환한 공화당이 선거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2012년 대선 때 지도부를 상대로 강력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 내치느냐 품느냐, 깊어지는 고민=중간 선거가 끝난 이후 티파티가 더 조직적으로 세를 확장하자 공화당 주류는 티파티가 자칫 공화당 뿌리까지 흔들어 권좌를 탈취할 수 있다고 보고 '상원장악 실패론'을 들고 나오며 티파티 단속에 나서는 양상이다. 공화당 중진인 스펜서 바커스(앨라배마) 하원의원은 "페일린이 지지했던 상원 후보들이 출마한 지역에서 패하지 않았다면 상원도 공화당 수중에 들어왔을 것"이라며 티파티에 상원 장악 실패의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조직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은 티파티 인사 중용 방침을 밝히며 물밑에서 구애 공세를 펼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공화당과 궤를 같이 해 온 미 재계도 티파티와 마냥 거리를 두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존 카스텔라니 제약협회장은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티파티의 극단주의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보다는 티파티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에 이들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공화당은 지난 1994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고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또 다시 대통령직을 내준 '트라우마' 를 안고 있다"며 "공화당 내부에서 티파티를 공화당 주류로 끌어들여 차기 대선 승리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티파티를 버릴 수도 마냥 껴안을 수도 없는 딜레마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티파티가 공화당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극단주의까지 안고 가야 하는 공화당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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