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팔아도 1,000원 못받는다
환율 하락 사실상 세자릿수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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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세자릿수 공포' 재연되나
일반인이 시중은행 창구에서 1달러로 환전할 수 있는 원화 가치가 7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일반인들이 달러화를 팔 때 적용되는 시중은행들의 대고객 매도환율이 980원대로 하락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사실상 세자릿수에 진입했다.
3일 국내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사흘 연속 하락압력을 받으며 결국 전날 종가보다 2원60전 내린 1,005원40전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6월9일의 1,004원20전 이후 최저치다. 이날 외환당국은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002원30전까지 급락하자 긴급 개입해 낙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기준환율 1,000원대가 위협받자 은행들은 매도고시 환율을 잇따라 내렸다. 은행별로 외환은행이 현찰 매도 환율을 달러당 987원71전으로 고시했으며 국민은행도 986원69전으로 내렸다. 한국씨티은행은 가장 낮은 986원37전까지 내리는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980원대로 일제히 매도고시 환율을 낮췄다. 대고객 매도 환율이 900원대로 내려선 것은 지난해 5월 말(984원18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원화 환율이 급락한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꺾이고 있는데다 세자릿수 환율진입에 대한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이월된 네고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폭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대표 수출기업인 현대차그룹은 올해 사업계획에서 원ㆍ달러 환율 목표치를 950원으로 잡았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950원이 일반적인 전망치는 아니지만 어려울 때를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잡았다”며 “내부역량 강화를 위해 이 같은 가이드 라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1/03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