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鄭周永명예회장의 판문점 경유 2차 방북에 앞서 충남 서산목장을 떠난 소 5백1마리는 트럭 41대에 나눠타고 경부고속도로, 자유로 등을 거쳐 예정보다 40분 정도 빠른 27일 오전 5시20분께 임진각에 도착했다.
어둑어둑한 새벽녘에 전조등을 밝히고 선두부터 후미까지 4㎞ 가량 열을 지어지나는 트럭행렬은 굽이치는 한강보다 길어보였다.
이날 임진각 주변에는 이른 시간에다 날씨마저 흐린 탓인지 鄭회장의 2차 방북장면을 보기위해 나온 시민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서산농장에서부터 2백61㎞의 먼길을 여행한 '통일소'를 맞이한 것은 鄭회장의 방북을 맞아 시위를 벌이는 현대중기 근로자 1백20여명과 출동한 경찰 5개 중대, 현대측 관계자들 뿐이었다.
소들도 6시간이 넘는 긴 여행에 이미 지치고 취재진의 방송카메라 조명 등에 놀란 때문인지 트럭에서 한동안 드러눕는 등 피곤에 지친 모습이었다.
날이 밝아오면서 오전 6시께부터 하나둘씩 모여든 실향민들과 인근 파주시 주민들은 소떼가 실린 트럭에 다가가 소들을 일일이 어루만지며 통일을 염원했다.
가족과 함께 나온 실향민 鄭운덕씨(66.파주시 조리면 봉1천리)는 "우리들보다 먼저 북한을 방문하는 소떼들이라도 만져보기 위해 이곳에 나왔다"면서 소들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머금었다.
또 임진각 부근 통일사 주지 尹一禪스님(67)은 소떼를 실은 트럭 주변을 돌면서 목탁을 두드리며 소들의 편안한 여행과 평화통일을 축원하는 염불을 드렸다.
5호차 트럭 운전사 李賢善씨(48.울산시 남구 삼산동)는 "지난 1차방북 때도 같은 차를 몰았는데 당시 북한측 운전사에게 담배 한보루와 초코파이 두상자를 건네주었다"며 "이번에는 가요 테이프와 과자, 담배 등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鄭회장 승용차와 수행을 태운 미니버스는 오전 8시께 소떼 행렬과 함께 임진각을 출발, 통일대교를 건너 북쪽으로 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