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노사 이면합의設 논란
한국전력 노사가 3일 밤 구조조정에 극적으로 합의, 파업은 철회됐지만 수당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에 대해서는 이면합의를 했다는 주장이 노동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노사양측은 이날 공식발표에 훨씬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8개항의 합의서가 취재진의 카메라 망원렌즈에 포착됐다. 합의서는 한국전력이 자회사에 경영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내용 외에 ▦직원의 봉급과 수당인상 ▦성과급 지급 등에 대해 구체적인 숫자까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최종 발표된 합의서는 ▦법인분할 시 노조에 사전통보 ▦민영화는 노사정위에서 협의 ▦민영화 시 고용을 승계한다는 등으로 정작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필요한 내용은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남성근로자의 육아 휴직제 도입 ▦장기근무자 휴가실시 ▦지역별 노사협의회 확대 등 총13개항의 조정안도 도입시기나 방법 등 자세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어 이면합의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단체협약은 세부적인 내용을 담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그러나 한전노사의 합의문에는 날짜나 시기를 명시하지 않고 대부분 '도입', '실시', '부여' 등으로 표현,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노동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합의가 어려울 경우 재협상을 벌이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 같은 부칙도 없었다는 것은 이면계약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전 노사양측은 "임금인상 등은 이번 협상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면서 "특별조정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이 전부"라고 일축했다.
박상영기자
입력시간 2000/12/04 18:00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