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氣 살려주자

民.官.政 힘합쳐 경영환경 개선을 >>관련기사 기업은 경제전쟁의 국가대표 선수다. 기업이 더욱 커지고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국가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생활도 향상된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대외적으로는 통상압력, 대내적으로는 잘못된 국민정서, 후진적인 정치관행, 과도한 규제 등으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미친 듯이 일할 수 있도록 우리를 내버려두라(손길승 SK 회장)"는 말에는 우리 기업인들의 의욕과 애로가 동시에 담겨 있다. 이제 우리는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서울경제신문은 창간 41주년을 맞아 기업의 신바람나는 경영활동을 통한 경제 재도약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업천국을 만들자'는 시리즈를 15회에 걸쳐 게재한다. "기업이 국가에 기여한 공로를 제대로 평가하고 기업의 기(氣)를 살려줘야 한다." 지난 7월 초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역대 산업자원부(옛 상공부ㆍ동자부 포함)을 초청해 가진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이렇게 고언했다. 산업정책을 끌어왔던 역대 산자부 장관들이 재벌총수나 했을 법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여간 의외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은 우리가 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기업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지금 기업ㆍ기업인은 지쳐 있다. 기가 꺾였고 경영의욕은 땅에 떨어져 있다. 세계는 경제전쟁의 시대로 접어든 지 오래다. 기업은 이 경제경쟁의 국가대표 선수다. 그들이 열심히 뛰어 보다 많은 금메달을 따야 우리 경제가 커지고 나라가 강해진다. 그들이 지쳐 있고 발이 무거워졌다면 경제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경제난도 곰곰 따져보면 기업의 의욕저하와 무관하지 않다. 기업의 사기가 떨어진 것은 경영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기업 하기 정말 힘들다는 하소연이 터져나오고 있다. 기업의 힘을 빼는 것 중 하나가 국민들의 기업ㆍ기업인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이다.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에 대한 신뢰는 세계 47위에 불과하다. 위험수위다. 정치는 국민통합과 사회안정을 이끌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되는 일을 조장하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정치논리가 경제를 휘두르기 일쑤다. 과다한 규제와 기업에 대한 빈번한 조사는 기를 더욱 꺾어놓고 있다. 노동시장은 해마다 반복되는 파업사태가 말해주듯 경직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의 지원자 역할을 해야 할 금융은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여기다 인프라까지 미흡하다. 대기업의 한 최고경영자는 "우리 기업은 응원단 없이 홀로 싸우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힘이 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ㆍ기업인을 다시 미친 듯이 뛰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세계시장에서 한국기업이 설땅은 없어지고 우리는 주변국으로 전락하고 만다. 송병락 서울대 교수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넘어서 기업천국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정부ㆍ정치권ㆍ국민ㆍ기업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ㆍ기업인이 더 빨리, 많이 뛰기 위해서는 발을 가볍게 해줘야 한다. 정부는 경쟁력 저해요인으로 작용하는 규제를 과감히 폐지ㆍ완화해야 한다 국민들도 기업을 공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기업ㆍ기업인의 잘못과 비리만을 볼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고 고용을 창출하는가 등 기업의 좋은 점도 바라봐야 한다. 정치권은 정쟁을 그만두고 경제살리기의 지원자 역할을 하고 노조도 '윈-윈의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업들도 변해야 한다. 기업ㆍ기업인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정부의 규제 및 조사를 불러온 데에는 정경유착, 경영의 투명성 미흡 등 불합리한 경영관행이 한몫 단단히 했다. 경제환경이 바뀐 만큼 기업들도 경영의 투명성ㆍ적법성ㆍ도덕성 제고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 고진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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