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상장회사인 미 페어게인사는 엉뚱한 루머로 곤욕을 치렀다. 회사에 앙심을 품은 게이 호크라는 직원이 인터넷상에 『이 회사가 이스라엘 회사에 인수될 것』이라는 거짓 정보를 흘린 탓이었다.이 소식은 블룸버그 통신의 뉴스 페이지를 타고 사실인 양 부풀어졌고 회사 주가는 단숨에 30%나 급등했다.
인터넷 보급이 확대되면서 미 증권감독 당국이 인터넷상에 범람하는 각종 거짓 기업정보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인터넷의 채팅룸이나 전자게시판에 뜬 엉터리 루머가 해당 기업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거래를 왜곡하는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내 상장기업중 90% 이상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정보를 제공할 정도로 인터넷은 주식거래에서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쌍방 대화에 경영권을 노리는 투자자, 회사에 불만을 품은 직원, 주가를 조작하려는 투자자 등 불손 세력에 끼여들면 문제는 달라진다. 엉뚱한 기업 루머나 중상비방형 정보로 인해 주가가 폭등·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SEC는 현재 「사이버 부대」를 운영, 인터넷을 순찰하며 이같은 거짓 정보나 루머 발설자를 찾아, 강력한 제제를 취하지만 근절시키는데는 역부족이다.
피해 당사자인 기업들도 자체적인 감시를 위해 전담팀을 두거나 외부에 의뢰하는 노력을 하지만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SEC의 브라이언 레인 기업금융부분 책임자는 『기업이 어떤 경우에는 대응하고 다른 때는 모른 채 한다면 이런 기업은 소송감』이라고 지적한다. 또 처음 잘못된 루머에 반박하다가 나중에는 가만히 있으면 투자자들은 회사가 이를 사실로 인정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이 역시 현명하지 못한 대응이라고 주장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무대응이 상책」인 셈이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