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합의 실패

공동여당의 소선거구제 수용으로 「소선거구제+권역별 정당명부제」를 골자로 한 단일안에 합의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나라당의 버티기로 또다시 결렬됐다.여야는 5일 오전 국회에서 3당3역회의를 열어 7일 임시국회 회기내에 선거법을 처리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였으나 1인2투표제 수용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여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오후 3당 3역들이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단일안 마련을 위한 비공식협의를 계속하는 한편 6일 오전 3당3역회의를 열어 최종 협상을 벌일 예정이어서 극적으로 단일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높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 공동여당은 기존 당론을 철회하고 한나라당이 주장한 소선거구제를 수용하는 대신 6개 권역별 정당명부제, 1인2투표제, 이중등록제, 석패율제(비례대표 선출시 가장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지역구 후보자부터 구제하는 방식), 권역별 비례대표 특정정당 2/3 독식금지, 선거구 인구 수 8만5,000~34만명선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여당측의 유권자 수 기준에 따르면 영남지역 9개, 호남 8개, 충청 4개 지역구등 총 21개가 지역구가 줄어 의원정수가 자연감소된다. 이에대해 한나라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1인1표제를 주장하면서 여당의 다른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했다. 李총무는 『정당명부제+1인2투표제를 수용할 경우 여당은 취약지역인 영남권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얻겠지만 한나라당은 호남지역에서 한 석도 얻기 힘들다』고 반대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총무는 『의원 수를 줄이는데 반대한다』면서 『16대 총선은 인구하한선을 다소 올리는 선에서 현행 선거구제로 치르고 16대 국회에서 인구 상·하한선을 새로 정하자』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 총무는 『한나라당의 협상은 놀부식 협상으로 협상의 기본신의를 깼다』면서 『지역구 의원들의 표로 비례대표를 뽑는 것은 위헌인데도 불구하고 지역감정 극복과 전국정당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1인2투표제와 권역별정당명부제를 수용하지 않고 어떻게 정치개혁을 했다고 할 수 있냐』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朴총무는 『한나라당이 지난주 열린 3당3역회의에서 「소선거구제를 들어주면 +α로 권역별 정당명부제와 1인2투표제 등 여당측의 나머지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었다』고 말했다. 자민련 이긍규(李肯珪) 총무도 『당론까지 바꿔 소선거구제를 수용하고 정당지지가 낮은 우리도 전국정당과 지역감정 극복이라는 대국적인 측면에서 1인2투표제를 수용키로 했는데 한나라당이 받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며 여당안 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도 선거법 협상이 무산될 경우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거셀 것을 알고 있어 무작정 버티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여 막판 물밑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장덕수기자DSJ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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