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편입비율 높아 수익률 관리 어려워"정부가 주식에 70%이상 투자하고 7%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기주식 투자상품의 골격을 확정함에 따라 은행권이 이번주 약관제정 작업 등을 거쳐 이르면 내주 초부터 '장기주식신탁' 시판에 나선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은 장기주식신탁이 기존 근로자주식신탁에 비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데다 주식편입 비율이 너무 높아 수익률 관리가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상품판매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거나 아예 시판 자체를 포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17일부터 시중은행 신탁담당 책임자들을 중심으로 장기주식신탁 상품 개발을 위한 공동작업반을 구성, 이번주 말까지 공동약관 제정 및 신청 등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상당수 시중은행들은 그러나 상품개발에는 공동으로 참여하되 실제 시판 여부에 대해서는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과거 50%까지 주식에 간접투자 하고 5%의 세제혜택을 주는 근로자주식신탁을 몇 개 시중은행들이 시판에 나섰으나 은행별 실적이 불과 수십억원 대에 그쳤다"며 "이번 장기주식신탁 역시 세제 해택은 7%까지 높아졌지만 주식운용 비율을 무려 70%이상으로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최근 들어 상당수 시중은행들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식에 최대 30%까지만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리스크 부담 때문에 판매실적이 극히 부진한 상태"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장기주식신탁에 고객들이 몰려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이에 따라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칫 적정 수익률을 올리지 못할 경우 은행 이미지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는 점 등을 들어 판매여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