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시장이 새 블루오션"

개인·법인 "구매보다 효율적"인식확산… 사무기기·가전등 품목도 늘어 급성장세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한모 사장은 최근 직원들이 노후된 PC와 복사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볼멘소리를 하자 큰 맘 먹고 교체를 결정했다. 하지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교체비용 때문에 선뜻 제품을 구입하지 못하고 혼자만 끙끙 앓던 중 ‘리스를 이용해보라’는 한 지인의 제안을 받고 한 사무기기 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한사장은 이 업체를 통해 고가의 디지털복사기와 데스크톱 PC를 빌려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개인ㆍ법인 사업자의 리스 이용이 늘고 취급 품목도 다양화되면서 리스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 받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기계장비, 가전 등 다양한 분야의 제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리스 프로그램 도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 리스 실행액은 5조5,691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37% 가량 신장한 수치다. 리스 시장이 이처럼 활기를 띠는 것은 기업들이 현금 또는 할인 구매보다 리스가 비용과 생산성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리스를 이용하면 일시에 구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운영자금 융자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원금과 이자 해당분까지 전액 손비처리가 가능해 절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설비자금으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은 대신 자금 여력을 기회비용이 큰 다른 용도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국내 기업들의 리스 실행액의 대부분은 자동차 부문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리스는 2조9,721억원의 실행액을 기록해 전체 리스시장의 절반이 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와 할부금융사, IT업체들이 앞다퉈 금융지원과 리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산자부는 지난 4월부터 기계공제조합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기계류 할부ㆍ리스 금융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시설담보력 50% 내외, 금리 11~15% 등 중소기업들에게는 다소 높은 대여 기준을 담보력 80%까지 확대ㆍ적용해 중소기업의 설비투자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복사기 등 고가의 사무장비를 중심으로 이뤄져 온 IT사무장비 리스도 노트북, 데스크톱PC, 서버 등으로 품목이 늘고, 서비스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수명주기가 짧은 컴퓨터는 물론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까지 리스 품목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소유보다는 편의를 추구하는 소비 형태가 늘고 기술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리스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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