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 12개 추가 요구사항과 전망

특정재벌 의식한 '선심성' 의혹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와 관련 재계의 12개 추가요구사안중 상당부분은 특정 재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돼 정부의 최종 수용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재계의 추가요구사안은 지난 28일 3차 정ㆍ재계 태스크포스회의를 통해 언론에 공개됐지만 실제로는 지난 24일 2차 회의에서부터 안건으로 올라왔다. 전경련이 당초 재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모은 9개 항목외에 추가로 12개 요구사안을 들고나온 것은 30대 재벌기업이 경쟁적으로'청탁'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규 핵심역량진출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 예외인정방침이 전해지자 금융ㆍ공기업민영화 부문 등 신규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재계가 공정거래법상 '신규핵심역량'의 범위가 구체화돼 있지 않는 현실을 감안, 이번 기회에 예외인정범위를 구체적으로 못박아 놓자는 심산이다. 이 바람에 태스크포스회의가 3차에 걸쳐 늘어지게 됐으며 3차 회의는 주로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2차례의 회의를 통해 당초 9개 요구중 4~6개 정도는 정부가 수용 가능한 것으로 굳어져 이 참에 추가로 관철시키자는 의도인 셈이다. 재계의 요구사안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12개 항목중 10개는 총액제한제도의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것이고 나머지 2개는 초과분 해소의 연장 및 구조조정용 출자의 기점산정일 통일을 요구하고 있다. 이중 정부가 수용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은 ▦대주주가 재무조개선을 위해 무상 증여한 주식 ▦화의 및 법정관리기업의 주식 등 2~3개 항목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무상 증여한 주식이 예외로 인정받을 경우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현대에 증여한 주식이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것은 최근 부실기업이나 부실금융기관을 인수했거나 인수추진중인 재벌이 구조조정이나 인수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출자총액제의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요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부실금융기관 구조조정과정에서 인수한 금용회사 주식'의 예외인정 요구는 국민ㆍ한덕생명을 인수한 SK그룹, 동아생명을 매입한 금호그룹이 해당되는 것으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또 '금융기관 지급여력비율 충족을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경우'는 부실기업인수를 통해 보험시장에 진출한 SK와 금호그룹외에도 매각 추진중인 대한생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생명 인수에는 한화그룹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영업 양도후 취득한 신설회사의 주식이나 계열사 매각대금으로 취득한 주식'은 LG그룹이 필립스에 LCD사업부분을 매각한 뒤 다시 LG 필립스 지분을 취득한 사례등이 해당된다. 특히 계열사 매각대금으로 취득한 주식은 출자총액제한제의 예외가 인정되는 '신규핵심 역량'의 범위를 무한정 확대하자는 요구로 풀이된다. 그러나 부실기업 인수후 구조조정 및 경영정상화 작업, 매각한 회사의 지분 인수등이 출자총액제한의 예외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재벌의 문어발식 기업확장을 방조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고 재벌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형평성 시비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공기업민영화시 취득하는 주식'이나 'IMT-2000에 따른 신설법인 출자'등 예외인정요구도 재벌의 신규 사업진출을 위한 걸림돌을 걷어내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등 에너지관련 공기업민영화에는 LG와 SKㆍ한화그룹등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나 IMT-2000 법인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신규 진출사업부문이 핵심역량인지 여부에 따라 사안별로 결정할 방침이다. 이밖에 '민영화시 취득한 자기 주식'은 포항제철, '30대기업집단 신규편입'은 현대자동차와 포스코가 각각 해당되는 사안이다. 권구찬기자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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