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아우’격인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을 앞두고 내밀하게 진행됐던 친이명박계 실세들의 분파 간 권력투쟁이 결국 표면화됐다.
친이재오 그룹이 친이명박 성향 비주류 출신인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조기 퇴진론을 사실상 공개적으로 부채질하자 홍 원내대표가 15일 MBC TV 프로그램에서 “내가 이명박 대통령과 제일 가까운 사람”이라며 “친이계는 모래알”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 조기 퇴진론은 마침 그가 최근 용산참사 직후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의 정무적 책임을 주장하며 사퇴를 종용한 후 공론화됐다. 김 전 청장이 이 대통령의 형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지역구 출신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 정권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히는 친이상득 그룹 역시 이번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친이계 각 분파 간 갈등이 이처럼 공중파를 타고 표면화된 것은 지난해 6월 친이 직계인 정두언 의원이 권력사유화를 공개 비판하며 ‘이상득 퇴진론’을 주장한 후 8개월여 만이다. 당시 4ㆍ19총선에서 낙마한 이 전 의원이 해외로 떠나고 이 전 부의장과 정 의원이 모두 여당 전면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한나라당의 ‘신주류’로 떠오른 인물이 홍 원내대표다.
이런 가운데 정 의원도 최근 공개적인 정치행보에 가속을 붙이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여당 안팎에서는 이상득ㆍ이재오ㆍ정두언으로 대표되는 ‘형님’ ‘아우’ ‘친이직계’ 그룹이 정국에 대한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 신주류를 내모는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ㆍ민생입법을 진두지휘해야 할 여당 원내대표를 2월 임시국회 성적표가 나오기도 전에 흔드는 것을 놓고 여러모로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이 민생은 뒷전으로 하고 권력 다툼에 몰입한다는 눈총을 사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상득ㆍ이재오ㆍ정두언 라인의 부활은 한나라당 내 친박근혜계와의 갈등도 표면화할 수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홍 원내대표 후임으로 친이상득계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지는 안상수ㆍ정의화 의원, 친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 중립성향의 황우여 의원,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 등이 거론되는 등 계파 대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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