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재원 확보" 은행채 발행 경쟁

시중은행, 예금이탈 하자… 국민은행 작년말보다 잔액 7兆 급증


증시 활황으로 예금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예금에 대한 대출 비중을 가리키는 예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예금 이탈로 부족해진 대출 재원을 은행채 발행 등을 통해 메워나가는 한편 대출자산을 늘리는 데 치중함에 따라 예대율이 100% 이상 수준으로 늘어났다. 예대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예금만으로는 대출 재원을 감당하지 못해 채권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얘기다. 예금의 경우 원가가 아주 낮은 반면 은행채(3년 만기)의 경우 금리가 6%에 육박할 정도로 자금조달비용이 높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성 및 건전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예대율 4년 만에 20%포인트 이상 급증=예대율은 원화대출금을 원화예수금(CD 포함)으로 나눈 수치다. 신한은행의 경우 예대율이 지난 2003년에는 85.04%에 그쳤지만 조흥은행 합병을 계기로 2005년에는 91.05%로 늘어난 데 이어 2006년 105.07%로 100%대로 올라섰다. 특히 올 들어서도 예대율이 상승커브를 그리며 9월 말 현재 111.6%로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예대율도 2003년 88.74%에서 2006년 105.51%로 껑충 뛰어오른 데 이어 올 9월 말 현재 108.51%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예대율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를 밑돌았지만 올 9월 말 현재 102.50%로 100%대에 진입했다. ◇대출 위해 은행채 발행 늘려=이처럼 예대율이 급등하는 것은 예금만으로는 대출을 충당하기 어려워 만기 1~3년짜리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은행채 잔액이 지난해 말 22조7,000억원에 달했으나 9월 말 현재 30조1,000억원으로 7조원 이상 급증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은행채 잔액도 지난 연말 대비 4조원가량 늘어 각각 23조3,000억원, 25조5,000억원에 달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산 규모 경쟁은 계속되는데 수신 환경이 여의치 않다 보니 은행들이 앞 다퉈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