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조선용 후판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대제철은 우선 연간 300만~400만톤에 달하는 수입 후판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4~5월 중 선박용 후판제품에 대해 한국 KR(Korean Register of Shipping), 일본 NK(Nippon Kaiji Kyokai), 미국 ABS(American Bureau of Shipping)를 비롯, 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노르웨이ㆍ대만ㆍ중국ㆍ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의 선급인증 획득을 모두 마치고 본격적으로 국내 주요 조선사를 대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총 100만톤의 후판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제철은 올 초 연산 400만톤 규모의 고로에 불을 지핀 후 현재 성공적으로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용 후판은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대부분을 공급하고 동국제강은 해외에서 슬래브를 수입한 뒤 이를 가공, 후판을 만들어 조선업계에 공급해왔다. 고로의 쇳물로 슬래브를 직접 만들어 후판을 제작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우수해 현대제철 입장에서 후판시장은 놓칠 수 없는 분야다. 현대제철은 올해 후판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는 연간 300만~400만톤의 후판을 일본•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면서 "우선은 수입 대체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조선 시황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시장에 무난히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제철은 이미 조선업계에 형강, 단조용 잉곳, 조선 기자재용 철강제품 등을 연간 70만~80만톤씩 납품하고 있다"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익숙한 거래처이기 때문에 신규 진입이지만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현대제철의 후판 영업이 본격화할 경우 기존 수급 시스템에 일정 부분 변동이 올 것으로 조선업계는 보고 있다. 우선 일본•중국 제철소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 공급처가 포스코ㆍ동국제강 2개사에서 3개로 늘어나면 단가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원가 구조를 보면 선박 원가 중 후판 비중이 17~18%를 차지해 후판 단가가 낮아질 경우 상당한 수익률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연간 약 170만톤의 후판을 사용하는데 이중 절반가량은 수입하고 있다"면서 "현대제철이 품질 높은 후판을 내놓을 경우 올해 100만톤 정도는 시장에서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고로가 없는 업체는 슬래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달하느냐가 후판 생산의 최대 관건이기 마련인데 현대제철은 고로 건설을 통해 이 부분을 해소했다"면서 "후판 영업을 개시하는 첫 해인 올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