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해외펀드 첫 형사처벌

헤르메스 펀드매니저 체포영장, 법인엔 벌금

검찰이 삼성물산 주가조작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에 의해 고발된 영국계 헤르메스 펀드와 이 법인 소속 펀드매니저를 형사처벌해 금융계 등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해외펀드의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해 형사처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한국 시장을 노린 해외 투기 자본의 움직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31일 "헤르메스 펀드의 한국시장 펀드매니저 로버트클레멘스씨가 한 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가 인정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양벌 규정에 따라 클레멘스씨를 고용한 헤르메스 펀드에 벌금 70억여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양벌규정이란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등이 법인이나 개인의 업무에 관해 위법행위를 했을 때 행위자 처벌과 별도로 그 법인 또는 개인도 처벌하는 규정을 말한다. 검찰은 클레멘스씨와 유력 일간의 인터뷰를 주선한 대우증권 김모 대리는 주가조작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보고 무혐의 처리했다. 헤르메스의 리처드 버네이스 회장과 토니 왓슨 CEO 등 경영진 4명은 지난달 2일검찰 조사에서 "헤르메스 펀드는 투기 자본이 아니라 건실한 장기 투자 자본으로 당시 자료를 총괄 검토한 결과 주가조작은 아닌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클레멘스씨는 검찰 고발 직후 이스라엘로 출국했으며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e-메일 조사를 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가를 국내 언론보도를 활용해 끌어올린 뒤 되팔아 292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헤르메스 펀드와 이 펀드의 펀드매니저 C씨, 국내 D증권사 해외현지 법인 주재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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