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중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이 증가세로 나타난 것은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다소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중소기업들의 연쇄부도사태와 은행들의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줄곳 내리막길을 걷던 중기대출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중소기업 대출증가에 대해 대규모 신용보증확대, 한국은행 총액한도 2조원 지원등이 주된 이유. 어찌보면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중소기업들의 대출수요가 늘어나고 은행들도 대출여력이 생겼다기보다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 또한 대기업 여신이 규제돼 은행 돈이 중소기업을 향하고 있는 점도 중소기업 금융여건을 호전시키는 요인. 특히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어음부도율이 예년수준인 0.2%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등 주변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은 앞으로 적지 않게 개선될 전망이다.
9월과 10월 양대 신용보증기관을 통해 공급된 신규보증금액은 월평균 2조 5,000억원이상씩 총 5조1,410억원. 신용보증을 통해 7월과 8월에 비해 3~4배나 되는 돈이 중소기업들에게 공급된 셈이다.
지난 9월 증액한 한국은행의 총액한도 2조원이 3%의 낮은 금리로 은행을 통해 지원되기 시작한 것도 대출증가에 큰 몫을 했다. 보통 두달정도의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나는 총액한도대출의 특성상 앞으로 지원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에 대한 상업어음할인금액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된 점은 금융여건 개선의 뚜렷한 조짐이다. 상업어음할인은 97년 11월말 23조8,010억원에서 올해 9월말 15조3,070억으로 계속 감소해왔다. 그러나 10월말 15조4,190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11월 18일 현재 15조6,780억원을 기록, 뚜렷한 반전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신용보증기관들이 상업어음에 대한 특례보증을 강화하고 어음부도율 하락등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호조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회사채시장에서도 미미하나마 중소기업채권이 9월, 10월 연이어 발행되고 있는 점도 좋은 징후. 9월 350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된데 이어 10월 메디슨등 우량중소기업을 중심으로 553억원이 발행됐다. 그러나 주식발행은 아직 부진해 중소기업의 실적은 극히 미미한 형편이다. 안정국면에 접어들기까지는 아직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청의 관계자는 『최근들어 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이 확대되고 있고 금리도 하락하고 있어 자금사정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이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