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체면 구긴 농심, 실적개선이 관건

주식시장에서 언제나 특별 대우를 받아왔던 부동의 1위 라면업체 농심의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심은 지난 4일 종가 기준, 올해와 내년 예상 주가수익배율(PER)이 각각 13.8배, 10.9배로 음식료 평균치인 15.2배, 11.6배에 비해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최근 음식료 업종에 대한 평균 PER가 많이 높아졌다해도 평소 30% 정도의 프리미엄률을 적용받던 농심이 동일 업종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기는 극히 드문일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익성 저조로 시장 대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폭은 과거에 비해 축소되겠지만 현재 밸류에이션은 농심이라는 기업에 대한 극심한 과소평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7일 오전 11시5분 현재 농심은 과소평가라는 분석에도 지난 주말보다 1만1천원(4.17%) 내린 25만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경주 애널리스트는 "농심이 음식료 업체 평균 PER를 밑도는 것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전체 식품시장 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독점적 시장 지위를 볼 때 부적절한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올해와 내년 예상 PER를 17.3배, 13.6배로 업종 평균대비 14~17%의 프리미엄을 줘도 과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우증권 역시 농심의 내년 PER가 하이트맥주, 신세계, 한미약품, CJ, KT&G 등의 내수 대표주보다 낮고, 세계 주요 라면업체인 정익(Tingyi), 일청식품(Nissin Food), Toyo Suisan, Indo Food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백운목 애널리스트는 "현재 밸류에이션상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 "3.4분기 실적발표로 주가가 하락하면 과매도권에 진입해 적극적인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박희정 애널리스트도 "농심의 경우 브랜드, 제품력, 유통망 등 시장지배력과 관련된 거의 모든 지표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안정적인 이익창출은 시장대비 할증요인으로 충분하며 방어적인 측면도 부각된다"고 평가했다. 농심의 밸류에이션 평가로는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장담하면서도 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주가 상승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증권 홍성수 애널리스트는 "실적을 좌우하는 라면시장은 4.4분기에도 크게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올해 1.4분기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연말연초를 지나면서 반등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4일 라면시장 침체로 인해 3.4분기 영업이익이 295억1천300만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14.1%, 작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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