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 문제를 놓고 엇박자를 내며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애국가나 광복절, 3·1절 등 5대 국경일 노래도 기념곡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해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며 기타 법안심의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생법안들을 모조리 인질로 잡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통합신당 창당이 선거용·급조용 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전남 영암 출신의 유수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환영만찬을 한 자리에서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전사들이 부르던 민요 ‘몰리 말론’이 연주됐던 사실을 언급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는 게 광주시민의 마지막 바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보훈처도 나름 반대 논리가 있을 것이고, 다른 보훈단체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는 사정은 이해하지만 마냥 미루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라며 “(서로) 접점을 찾아 진정으로 보듬고 끌어안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