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PB의류 고급화 경쟁

소재·디자인 업그레이드한 브랜드 잇달아 출시


할인점 업계의 의류 고급화 경쟁이 치열하다. 저렴한 가격만을 내세웠던 자체브랜드(PB) 의류에서 탈피해 소재와 디자인을 고급화한 자체 의류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는 것. 이는 전체 자체브랜드 상품 중 의류의 매출 비중이 50%를 넘을 정도로 높을 뿐만 아니라, 마진율도 다른 상품들 보다 높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까르푸를 인수한 이랜드가 패션상품을 중심으로 하는 ‘패션형 할인점’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기존 자체 의류브랜드 ‘이베이직’ 보다 디자인과 소재를 고급화 한 ‘#902’를 선보였다. #902란 브랜드명은 미국 비벌리힐스의 우편번호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유행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30대 남녀를 주고객층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 특성을 나타낸다. 가격대는 남성 니트와 셔츠가 1만9,900~4만9,800원, 여성 니트가 9,900~6만9,900원 수준. 박은장 이마트 패션담당 상무는 “지난해 8,900억원의 자체브랜드 매출 중 58%인 5,160억원을 자체 의류브랜드가 차지할 정도로 의류상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패션상품의 경쟁력은 향후 대형마트의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여 고급상품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1월 기존 자체 브랜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 자체 의류브랜드 ‘베이직아이콘’을 이미 선보였다. 최근에는 가을의류 20여종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베이직아이콘은 1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매달 평균 15%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티셔츠와 바지의 경우 베이직아이콘 전체 매출 중 6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직아이콘은 남녀의류, 아동의류, 잡화 등으로 구성된 패션브랜드로 할인점의 주요 고객 층인 30대 주부 및 30~40대 초반 남성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프리미엄 자체 의류브랜드 ‘프리선셋’을 출시한 이후 매출이 매달 5~10%신장하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매출목표액 중 절반 이상을 지난 7월에 이미 달성한 상태. 홈플러스는 프리선셋 외에도 ‘이지클래식’, ‘스프링쿨러’ 등 총 4종의 자체 의류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디자이너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등 의류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주윤희 롯데마트 여성의류 상품기획자는 “할인점의 자체 의류브랜드 상품은 매출면에서 더 이상 구색을 맞추기 위한 상품이 아닌 주력 상품”이라며 “특히 자체 의류브랜드 상품은 할인점 전체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만큼 각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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