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매개 치료사' 1호 이주연씨

개와 함께 요양시설에 자원봉사를 다니면서 환자들에게 즐거움도 주고 치료도 돕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치료 도우미견과 함께 국내 최초의 `동물매개 치료사'로 4년째 활약중인 이주연(30.여)씨. 이씨는 건국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11월 삼성 SDI도우미견 센터에 입사해 지금까지 자원봉사 활동을 펴고 있다. 치료 도우미견은 사람을 잘 따르는 애완견으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사람과 같이 어울리며 기분을 좋게 해주고 병 치료를 돕는 개를 말한다. 동물매개 치료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환자를 치료한다. 이씨는 한 달에 2∼4번 치료 도우미견을 데리고 병원이나 요양시설, 복지관을찾아 치료 대상자에게 30∼40분동안 개를 씻기고 빗질을 해주도록 하는 등 `노는 시간'을 준다. 이씨는 "사람을 잘 따르고 외향적 성격의 개를 골라 기본 복종훈련과 특기 훈련을 시킨다"며 "치료 대상자는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도우미견을 무척 좋아한다"고말했다. 한 9살 난 자폐 어린이는 1주일에 한 번씩 치료받을 때는 도우미견을 본체 만체했으나 어느 날 개와 함께 놀았던 장소를 지나가면서 개 이름을 불러 부모를 깜짝놀라게 했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의미가 담긴 말을 한 건 처음이었다며 부모님이 더 놀라셨대요. 평소엔 관심이 없는 것 같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치료 도우미견이 기억에 남은 거죠." 이씨는 2003년 미국 텍사스주 북텍사스 대학에서 동물매개 치료 과정을 이수한 국내 최초의 동물 매개 치료사로 현재 가톨릭대에서 심리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상담 치료와 동물 매개를 접목해보려고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며 "외국에는 애견문화가 발달해 정신과나 소아과 의사, 물리치료사가 자기 개를 치료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어떤 병원은 개를 데리고 오면 어떡하냐며 질색을 하는 실정이어서 종합병원 같은 곳에선 아직 자원봉사를 꿈도 꾸지 못한다"며 치료 도우미견에 대한 인식부족을 안타까워 했다. 이씨는 "소아암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개 때문에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고 하지만 외국 사례를 보면 개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상태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고 서로 말을 안 하고 지내던 환자들도 도우미견이 다녀가면 개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등 사회화에도 진전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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