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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 냄새가 나는 카스 맥주를 마신 피해자들이 병원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복통을 겪었지만, 오비맥주에서는 맥주 한박스를 줬을뿐 두달이 지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경상남도 합천의 한 GS25 편의점에서 페트병에 담긴 카스맥주를 사마신 박모씨와 김모씨는 온몸에 두드러기가 퍼지고 토하며 설사를 하는등 심한 복통 증세를 겪었다. 견디다 못한 이들은 응급실에 실려가 ‘상세불명의 위십이지장염’ 진단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맥주를 따를 때부터 거품과 탄산은 찾아볼 수 없었고 시큼하면서 락스 냄새가 났다”며 “쉰내가 너무 심해서 더이상 마실수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이들이 마신 카스는 지난해 5월21일 생산된 제품으로, 품질유지기한인 6개월이 훨씬 지난 맥주였다.
이들이 변질된 맥주에 대해 항의하자 합천에 있는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한박스를 갖고와 “서울 올라가서 치료 받고 연락하자. 서울 본사에서 연락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비맥주는 두달이 지나도록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대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는 유통기한이 없기 때문에 기한이 지나더라도 폐기할 의무는 없다”며 “잘못 보관할 경우 부유물이 발생하거나 냄새가 이상할 수는 있지만 건강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카스 맥주는 소독약 냄새, 즉 산화취 논란 대상이 지난해 5월에 제조된 것으로 당시 재고가 많이 쌓였던 물량 중 일부인 것으로 추정된다. 산화취란 맥주를 고온에 노출시킬 경우 맥주원료인 맥아의 지방성분과 용존산소가 산화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냄새를 말한다. 오비맥주는 ‘소독약 냄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해 8월이후 생산한 제품에는 카스 맥주내 용존산소량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