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사들이 건설용 화학소재인 콘크리트 혼화제를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해줄 것을 동반성장위원회에 강력 요청했다. 아울러 LG화학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전면 철수를 촉구했다.
박세경 콘크리트혼화제협회장은 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이번 적합업종 신청은 대기업과 40여개 중소 업체간 증폭돼온 갈등이 표면화된 것”으로 “특히 LG화학이 생산량을 두배로 증설키로 한다는 결정에 업계간 공멸 위기감이 커져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LG화학의 증설은 해당 중소기업들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사안”이라며 “글로벌기업인 LG화학과 대기업들은 무분별한 사업확장보다 중소업체와의 상생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LG화학이 이 사업에서 철수해 본연의 영역에 치중해 줄 것을 요구했다.
관련업체들은 LG화학이 기술력이 아닌 자금력을 앞세운 저가정책으로 PCA 최종완제품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높여온데다 올들어 연간 생산능력을 2배로 확장키로 해 국내 혼화제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이번 증설이 내수가 아닌 수출물량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해외시장에서도 저가 판매 전략을 고수하는 바람에 중소업체 역시 마지못해 출혈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협회측은 전했다.
아울러 관련업체들은 LG화학이 PCA원료의 하나인 아크릴산을 국내에서 독점 생산하기 때문에 중소 콘크리트 혼화제 제조사들이 경쟁사인 LG화학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비빔밥에서 참기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혼화제는 콘크리트의 내구성과 강도를 높여주는 필수첨가제로, 연간 내수시장 규모는 1,400억원 정도다.
협회는 또 동반위가 지난해말 대기업인 호남석유화학에게 유기계면활성제(EOA)시장으로부터 철수하라는 권고를 내린 점을 들어 조속히 콘크리트 혼화제의 적합업종 선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PCA원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MPEG가 EOA의 한 제품”이라며 “2차원료인 EOA가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된 마당에 최종제품인 콘크리트 혼화제 역시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1980년대 초부터 중소기업들이 경쟁하며 발전시켜왔으나, 90년대 들어 한일, 삼표 등 대기업 레미콘사들이 진출해 대-중기 갈등이 시작됐다. 이에더해 2002년 LG화학이 3세대 콘크리트 혼화제인 PCA(폴리카본산) 생산체제를 갖추고 진출하면서 마찰이 커졌다.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점유율은 50대 5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