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RY맨 매킬로이

"마이클 조던도 실수 통해 성공"
잘못 저지르면 곧바로 인정… 쿨한 대응으로 팬 미움 피해
셸휴스턴 오픈서 첫 승 도전
"우즈가 밤늦게 문자 메시지… 보라색 셔츠 입으라 조언"

로리 매킬로이

32주 동안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지키다 최근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왕좌를 내준 로리 매킬로이(24ㆍ북아일랜드). 그는 실수를 저지른 뒤 자신의 잘못을 '빛의 속도'로 인정하기로 유명하다. 이달 초 혼다 클래식에서 사랑니 통증을 핑계 삼아 기권한 뒤 논란이 일자 이내 "잘못된 행동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2011년 디 오픈 챔피언서는 부진을 날씨 탓으로 돌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자신의 경솔함을 원망했다. 매킬로이가 팬들 사이에서 '밉상'으로 찍히지 않는 것도 이런 '쿨한' 성격 때문일 듯싶다.

매킬로이는 자신이 갖고 있는 '소리(sorry)맨' 이미지를 선선히 받아들이는 눈치다. 그가 29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열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셸휴스턴 오픈(텍사스주 험블)에서 세계 1위 탈환에 나선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28일 PGA투어닷컴과의 인터뷰에서도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사람이라면 실수도 좀 해봐야 한다"는 그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실수하고 실패하는 과정이 성공을 만들었다고 하더라. 실수를 통해 깨닫고 똑같은 실패를 피하려다 보면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매킬로이는 골프용품 일체를 바꾼 올 시즌 첫 세 개 대회에서 컷 탈락과 1라운드 탈락, 기권으로 수모를 겪었지만 11일 끝난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날 65타를 적어내는 등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치며 감을 되찾았다.

기세를 몰아 매킬로이는 이번 셸휴스턴 오픈에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우즈가 이 대회에 나오지 않아 우승하면 세계 1위를 되찾는다. 매킬로이는 "우즈가 어젯밤(27일) 문자 메시지로 내가 캐딜락 챔피언십 최종일에 보라색 나이키 셔츠를 입고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며 "그러면서 더 큰 나이키 로고가 있는 셔츠를 입는 것은 어떻겠냐고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이번 대회에는 퍼트 레슨으로 우즈의 부활을 도운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와 지난달 피닉스 오픈에서 우승한 필 미컬슨(미국)이 매킬로이를 잡으러 나온다. 매킬로이는 더스틴 존슨(미국), 키건 브래들리(미국)와 한 조에서 싸운다. 배상문과 노승열ㆍ이동환 등 한국선수들은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권 획득을 위해서 이번 대회 활약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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