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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의 비위 혐의가 연이어 적발되면서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검찰 내 일반적인 조직들이 고소ㆍ고발과 자체 조사를 통해 혐의가 포착된 외부의 범법 행위에 대해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는 역할을 한다면, 감찰본부는 검찰 내부 구성원의 비리를 척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조직이다.
특임팀으로 사건이 이첩되긴 했지만 대기업 등으로부터 10억원이 넘는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광준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동부지검 전모 검사에 대한 수사는 모두 감찰본부가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다.
감찰본부는 검찰 내부 구성원을 상대로 일을 하다 보니 검찰 조직 중에서도 외부와의 접촉이 가장 차단돼 있다.
감찰본부는 지난 1981년 대검찰청 총무부 산하에 설치된 감찰과가 전신이다. 이후 1983년 7월 감찰부로 승격되면서 그 역할이 커졌고, 2010년 스폰서검사 사건 이후 감찰본부로 격상됐다. 감찰본부는 크게 검찰 내부에 대한 사정, 검찰공무원의 비위에 관한 정보수집, 인권침해 여부 확인 업무를 맡고 있는 감찰1과와 사무감사ㆍ기강감사ㆍ사건평정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는 감찰 2과로 구성돼 있다.
1과는 공안통 출신인 안병익(46ㆍ사법연수원 22기) 과장을 중심으로 검사인 대검연구관 4명, 수사관 등 40여명의 조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20명이 넘는 동향파악팀은 검찰 내부의 비위를 상시적으로 파악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특히 1과장에게는 전모 검사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필요에 따라 감찰에서 수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서울중앙지검 직무대리권을 부여했다.
다만 수사권을 갖고 있어도 총장에 따라 수사권의 제약을 받기도 한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감찰1과가 수사권한까지 가지는 건 적절치 못하다며 1과장의 수사권을 제한하기도 했다.
2과는 황우석 서울대 박사의 논문조작 및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을 수사한 특수통 출신의 서영수(43ㆍ사법연수원 25기) 2과장을 필두로 대검연구관 3명 등 10여명이 넘는 조직으로 이뤄졌다.
50여명이 넘는 매머드급 조직인 감찰본부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이준호(49ㆍ사법연수원 16기) 본부장이다. 이 본부장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2010년부터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로 일해왔으며, 전문성과 능력 등을 인정받아 지난 8월 대검 감찰본부장으로 임용됐다. 외부인사가 대검 감찰본부장으로 임용된 것은 2007년 12월 검찰청법 개정으로 감찰본부장직에 외부 공모가 도입된 이후 두 번째다.
최재경 전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둘러싸고 벌어진 검란 속에 최 전 부장의 감찰 내용을 공개하라는 총장 지시를 거부하는 등 중립을 잘 지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검찰 개혁의 아이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본부장과 로펌에서 함께 일했던 한 변호사는 "평소 깐깐하면서 원칙주의적인 성향으로 주변에서 본부장에 지원하라는 권유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며 "어느 면으로 보나 감찰본부장에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