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10월 중국 본토주식을 서울에서 직접 매매할 수 있다. 소위 '후강통'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후강통이란 중국 본토의 상하이 거래소와 홍콩 거래소 간 교차매매를 뜻한다. 상하이 주식을 뜻하는 '후구'와 홍콩 주식을 말하는 '강구'가 서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홍콩 투자자가 상하이 주식을 투자하는 후구통과 중국 본토 투자자가 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강구통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외국인의 중국 본토 투자가 아예 막힌 것은 아니었다. 기관투자가에 한하여 2002년 적격해외기관투자가자격(QFII)을 얻은 경우에는 투자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중국 기관투자가들도 적격국내기관투자가자격(QDII)을 얻어 홍콩과 해외에 투자할 수 있다. 이제는 그러한 제약 없이 홍콩과 상하이의 투자자가 양 시장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홍콩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하던 한국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 본토 주식, 즉 A주를 특별한 자격 없이 쉽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중국 본토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 주식시장의 '외국인투자 한도확대' 같은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사실상 막혀 있던 중국 본토주식(A주)에 한국 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중국 본토시장 입장에서는 홍콩 투자자뿐 아니라 A주 투자에 목말랐던 외국인 투자가들까지 몰리면서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부양효과까지 얻는다. 마찬가지로 홍콩 주식에 투자를 하지 못하던 중국 투자자들이 홍콩 우량주에 투자할 기회도 생긴다.
후강통 시행으로 상하이 거래소에 투자 가능한 A주는 568개 종목, 홍콩 거래소에 투자 가능한 H주는 266개 종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홍콩시장에서는 H주 266개 종목 중에서 몇몇 부류의 종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상장된 종목들이다. 즉 같은 기업이어도 상대적으로 상하이 거래소의 주가가 높아 소위 재정거래가 가능한 종목들이다. 즉 후강통이 시행되는 10월에는 궁극적으로 양 시장의 주가가 같아질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주가가 싼 홍콩 주식을 미리 사두려는 매수세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개발회사인 만과의 경우 괴리율이 71% 수준으로(7월25일 기준) 홍콩 주식이 30% 가까이 싸다.
또 중국 투자자들이 그동안 투자하고 싶어도 못했던 인터넷 소프트웨어 대표기업인 텐센트홀딩스와 킹소프트, 태양광 1위 기업인 GCL-폴리에너지 등이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대표적인 소비주로 주얼리 기업인 주대복이나 초우량주 반열에 들어선 장강실업,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시누크와 마카오 카지노기업인 갤럭시오락도 홍콩시장에만 상장된 종목으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만한 기업이다. 후강통의 가장 큰 수혜자는 폭발적인 거래량 증가 등으로 홍콩 거래소와 대표적인 증권회사인 중신증권·신은만국증권 등 증권 관련 업종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경기호전, 기업이익 증가와 같은 펀더멘털 개선이 아니라도 주가를 움직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정책 변화다. 이제 중국 시장은 사실상 자본시장 개방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새로운 변화는 새로운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