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자 스윙`으로 유명한 짐 퓨릭(33ㆍ미국)이 제103회 US오픈 골프대회(총상금 600만달러) 3라운드에서 3타차 단독 선두에 나서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바라보게 됐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8ㆍ미국)는 자신의 US오픈 최악 스코어를 내며 무너져 퓨릭에 11타나 뒤진 채 대회 2연패의 꿈을 사실상 접어야 했다.
15일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의 올림피아필즈골프장(파70ㆍ7,188야드).
대회 3라운드에 나선 퓨릭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7타를 치며 합계 10언더파 200타를 기록, 스티브 리니(호주ㆍ203타)를 3타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를 달렸다. 200타는 US오픈 54홀 최소타 신기록으로 지난 93년 리 잰슨이 냈던 203타의 타이 기록을 3타나 경신한 것. 또 퓨릭은 92년 길 모건, 2000년 우즈에 이어 대회 사상 세번째로 3라운드 합계 두 자리수 언더파 기록을 세웠다.
비제이 싱(피지)와 공동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했던 퓨릭은 5, 6번홀 연속 버디에 가장 어렵다는 9번홀 버디를 보태며 보기 없이 3언더파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첫 홀인 10번홀에서 보기를 해 잠시 주춤했던 퓨릭은 파3의 15번홀 무려 12㎙나 되는 곡선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기세를 회복했고 17번홀 보기도 18번홀 버디로 만회해 3언더파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싱은 초반 2개의 버디를 잡아 퓨릭과 팽팽한 승부를 펼치는 듯 했으나 후반 들어 4개의 보기를 기록하며 처졌다. 싱은 퓨릭에 1타 뒤졌던 16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홀 4.5㎙옆에 붙여 공동선두로 따라 붙는 듯했으나 통한의 3퍼트로 오히려 1타를 잃고 말았으며 17, 18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무너져 퓨릭에 5타나 뒤진 공동3위로 내려 앉았다.
전날 공동5위까지 뛰어 올라 대회 2연패의 기대를 높였던 우즈는 샷 정확도가 떨어져 러프를 전전한 데다 퍼팅까지 난조에 빠져 5오버파 75타를 기록했다. 75타는 우즈가 이 대회에서 기록한 최악의 스코어다.
한편 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는 전날 4오버파를 쳐 2라운드 합계 13오버파 153타를 기록하면서 3오버파의 컷 기준을 넘지 못했다.
[이모저모]
○…최근 4개 메이저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게 될 처지에 놓인 우즈는 `슬럼프`라는 말에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5오버파로 경기를 마친 뒤 우즈는 질문 공세를 편 기자들에게 `올 들어 7개 대회 중 3승을 거뒀는데 슬럼프라니, 말이 되냐`며 언짢은 반응.
그러나 우즈는 최근 3개월동안 1승도 거두지 못했고 가장 최근 치른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도 76타를 치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 이날은 3퍼팅 2개를 포함해 무려 35개의 퍼팅수를 기록하기도.
○…우즈는 이날 기분 나쁘게 경기를 시작. 첫 홀 세컨 샷을 할 때 막 다운스윙을 하려는 순간 누군가 휘파람을 불었던 것. 순간 주춤한 우즈는 폴로스루를 하지 못해 볼을 벙커에 빠뜨리고 말았다. 다행히 파 세이브했지만 우즈는 클럽을 내던진 뒤 한참동안 소리가 났던 곳을 노려보며 기분 나빠했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