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논술 수업이 일회적으로만 이뤄지잖아요."
한 달 전 대입 논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박효선(39)씨는 6년차 논술ㆍ독서지도사이자 초등학교 5학년짜리 딸의 엄마다.
박씨는 "학원에서는 정답만을 가르치기 때문에 오히려 사고를 폐쇄적으로 만들 수 있고 학교에서 이뤄지는 논술 수업은 깊이가 없다"며 "직업도 직업이지만 아이를 위해 새로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자녀의 맞춤형 교육을 위해 직접 교육 관련 자격증 수업이나 각종 교육 연수를 받는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입시 지도 등 상담이 미흡해 직접 자녀를 가르치고자 하는 경우도 많다.
독서토론을 전문으로 하는 한 교육업체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대입 논술지도사와 독서지도사 자격증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는 100일 만에 자기주도학습지도사를 비롯한 5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유명 입시 업체들을 중심으로 대입 제도에 대해 공부하는 학부모 입시 연수 프로그램도 인기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입시업체 진학사의 학부모 입시 연수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사설 업체를 통해 '입시 공부'를 하는 이유를 털어놓았다.
자녀가 상업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학부모 이모(48)씨는 "일반 고등학교에는 그나마 진학 지도라도 이뤄지지만 상고는 그렇지 않다"며 "취업 상담은 많이 해주지만 진학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한 진학지도가 부족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외고 1학년인 딸을 둔 학부모 정진훈(41)씨는 "입시와 관련된 용어부터 어려워 설명회에 한두 번 가서는 이해가 잘 안 된다"며 "대입제도가 복잡한데다 매해 바뀌기까지 하니 학부모로서 늘 불안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위권 성적의 고3 자녀의 입시를 앞두고 연수를 받고 있는 김계선(46)씨는"학교에서 하는 설명회에도 두세 번 참석해봤지만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겉핥기식이거나 아예 상위권 위주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백분위나 표준편차 같은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입시 용어들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만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입시 업체를 찾아 스스로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