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엔 훈풍

1월 종합 PMI 53.2 … 31개월만에 최고
"재정위기 끝났다" 투자자 낙관론 확산


유럽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유럽 경제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들의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이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3.9로 지난 2011년 5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사전 예상치 53.0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50을 웃돌며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나타냈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이하면 경기수축을 의미한다.

서비스업 경기도 호조세를 보였다. 이날 함께 발표된 유럽의 1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1.9를 기록해 전달의 51.0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51.4)도 넘어섰다. 제조업과 서비스 경기를 통합한 종합 PMI 또한 53.2로 3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경기회복 모멘텀이 더욱 강해졌다"며 "PMI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올 1.4분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은 기대보다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종 지표를 통해 유럽의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면서 투자가들도 이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럽 재정위기국으로 꼽혀온 스페인의 국채발행에 외국인 투자가들이 몰린 게 대표적인 사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스페인이 발행한 총 100억유로(약 14조6,300억원)어치의 10년물 국채가 발행금리 3.84% 수준에 전량 매각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입찰에 몰린 투자금은 400억유로에 달했으며 조달된 자금의 65%는 해외 투자가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처럼 한동안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에 시달렸던 스페인 등의 국채가 외국인의 투자처로 각광 받기 시작하자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유럽 재정 위기가 끝났다'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날 투자가와 애널리스트·트레이더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는 유럽 채권시장이 "호전되고 있다"고 답했다. "유로존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응답자도 절반에 육박하는 49%로 유럽에 재정위기가 닥친 201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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