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운수창고업종 '리비아 쇼크'

중동 정정불안과 유가 추이에 따라 업종 주가 움직일 것
과도하게 급락했다는 평가도 있어


리비아사태로 중동 정정불안과 유가 상승으로 중동지역에서 수주를 많이 한 건설업종과 비용 상승에 따른 실적 둔화가 예상되는 항공, 해운 등 운수창고 업종이 급락했다. 반면 정유와 석유화학 업종은 유가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평가에 전체시장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덜 빠졌다. 전문가들은 리비아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를 지배하고 있다며 중동 정정불안의 해결 추이를 지켜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종지수는 6.60% 떨어진 199.91포인트에 마쳤다. 개별 종목 별로도 현대건설(-9.47%), 대우건설(-6.78%), GS건설(-5.71%), 대림산업(-4.85%) 등 건설주들이 동반 급락했다. 건설업종의 급락은 최근 중동에서 수주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주 취소 또는 대금 지연 등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에서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은 각각 20억3,000만달러, 25억8,0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시공 중이거나 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운수창고업종지수도 5.23% 떨어졌다. 특히 아시아나항공(-10.30%), 대한항공(-10.13%) 등 항공주의 낙폭이 컸고 한진해운(-6.11%), KSS해운(-4.08%), STX팬오션(-1.96%) 등 해운주도 나란히 떨어졌다. 세계 원유 공급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리비아의 정정불안이 원유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항공, 해운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 2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는 배럴 당 1.40 달러 오른 100.36달러에 마감했고 런던석유거래소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도 같은 날 105.74달러에 마치며 2008년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중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영업이익이 9% 정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항공, 해운업체들은 영업비용에서 유류비에 대한 비중이 크고 유가가 올라도 운임에 전부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종은 리비아정정불안의 해결과정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정정불안이 장기화되면 그만큼 주가도 상승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건설업체들의 중동 수주에서 리비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주력 공략지역으로 사태가 이전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예측됐다. 이창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업체들의 리비아 수주 비중은 4.2%에 불과하고 공사대금이나 미수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국내 건설업체들의 수주가 많은 국가로 사태가 전이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운수창고 업종도 유가의 향방에 따라 주가가 결정되겠지만 유가가 상승해도 일정부문 비용전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날 급락은 과잉반응이란 분석이 나왔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류할증료, 벙커차지 등을 통해 유가가 올라도 운수창고 업체들은 비용을 일정부문 전가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특히 항공업체들의 경우 여행수요 증가로 실적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유가가 너무 급하게 올라가지만 않는다면 (유가 상승에 대한)상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정유, 화학업체들이 속해있는 화학업종은 점진적인 유가 상승이 실적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에 2.42% 떨어지며 건설ㆍ운수창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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