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교수, 선화랑서 高山의 진면목 선봬
산의 작가라 불리는 김영재 영남대 명예교수의 초대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 지난 24일 오픈해 11월 6일까지 이어진다.
“강을 그리다 언제부터인가 산을 그리게 됐다”는 김영재 화백은 산은, 특히 높은 산은 사람을 거부하는듯 하면서도 반갑게 맞아주는 친근함을 가져다 준다면서 자신이 산 그림에 몰두하게 된 동기를 말한다.
작가는 산 그림 20년 동안 국내의 고산준령은 물론이고 네팔의 히말라야, 티벳 고원,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남미의 안데스, 북극권 산악지대, 유럽의 알프스 등 세계적인 명산을 두루 섭렵했다.
산을 그리기 위해 정상 오르기를 마다하지 않는 작가는 “고산이나 장엄한 거산(巨山)의 본색은 밑에서 올려다 보기 보다는 정상부에 어느 정도 올라가서 사방을 내려다 보거나 멀리 조망한 광대한 원근감의 시계(視界)래야 진정한 감동을 맛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수목이나 골짜기의 세부적인 표현은 거의 생략되면서 산 전체의 뚜렷한 이미지와 엄숙미를 압축해낸다. 청색조의 색채감은 웅장한 산악미를 정밀하게 드러내 보이기 위해서이고, 그 위에 회색조의 하늘이 아득한 시공간을 넘나드는 초월성을 선명하게 강조한다.
작가는 언제나 “대자연만큼 신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의 작품에는 인간의 속세를 훌쩍 뛰어넘는 깊이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미술평론가 이구열씨는 김영재의 산 그림에 대해 “모두 작가가 직접적인 등산과 산행 중에 생생하게 체험한 감동의 숭고한 본질적 형상”이라고 평했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 명산은 물론 전세계의 이름난 산의 형상과 그 속내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준다.
이용웅기자
입력시간 2000/10/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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