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업계가 부지 확보난에 허덕이면서 부지를 둘러싸고 소송으로까지 비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할인점업계의 출점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갈수록 신규 부지가 고갈되자 소송까지 불사하는 등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최근 서울 광진구 구의공원 및 지하주차장 건설사업과 관련, 협의대상자 지정처분을 취소하라며 광진구청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광진구청은 지난 9월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민투법)에 의거, 광진구 구의동 546-2번지 부지 건설사업을 고시했는데 사업신청자 자격을 “운영법인 및 시공법인 모두 최근 5년간 유사 건설실적(주차장)이 본사업 추정 공사비 이사의 완공건수 1건 이상이어야 한다”고 제한했다.
이에 따라 입찰에 참여했던 롯데쇼핑(롯데마트)과 삼성테스코 가운데 롯데쇼핑은 1차 심사 미통과로 배제되고 삼성테스코만 단독 자격으로 협상대상자에 지정됐다. 그러자 롯데측은 “삼성테스코를 선정하기 위해 롯데쇼핑을 들러리로 세운 기만적 행위”라고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오는 2009년까지 99개점을 확보키로 장기 비전을 세워놓았으며 롯데마트 역시 2008년까지 점포수를 80개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인데다 모처럼 등장한 서울 도심 부지인 만큼 양사 모두 자존심 차원에서도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
롯데마트는 이밖에도 창원점 건립을 둘러싸고 경남 창원시와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롯데측은 이미 수년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창원광장 부근 롯데마트 부지에 창원시가 설립인가를 내줬음에도 불구 교통문제를 이유로 뒤늦게 팔용동 종합여객터미널 옆쪽으로 이전해줄 것을 요구하자, 부당하다며 지난해 12월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가 제동을 걸자 롯데측은 지난 3월 ‘건축심의 불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 현재 분쟁중이다.
더욱이 롯데마트 창원 소송은 시민단체가 ‘롯데마트 입점반대 시민연대’를 구성, 지역민의 교통체증, 서민가계 위협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의 입점을 조직적으로 반대하는 등 지역민과의 갈등으로까지 사태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테스코도 지난해 부천시 고강동에 600평 규모의 ‘수퍼익스프레스’ 부지를 확보, 건축 허가를 신청했으나 인근 고강제일시장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부천시가 건축 허가를 자진 철회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삼성테스코는 부천시를 대상으로한 건축허가 행정소송에서 최근 승소,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한 할인점 관계자는 “이미 1위인 이마트가 80개점포를 확보한 상태에서 후발업체는 일정수준의 점포를 갖추지 못하면 경쟁이 불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인허가 절차가 더한층 어려워지고 있어 부지 확보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