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신도시 민간임대 미계약분에 엄청난 수요자들이 몰려들어 정부의 잇따른 ‘집값 버블’ 경고를 무색케 했다.
24일 광영토건ㆍ모아건설ㆍ대방건설 등에 따르면 경기도 분당 신도시 주택전시관에 마련된 판교 신도시 민간임대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미계약분을 사기 위해 몰려든 수요자들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에서는 방문객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는가 하면 인근에는 ‘떴다방’까지 등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계약 가능한 순번의 번호표가 수백만원에 거래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선착순 분양을 통해 공급된 물량은 판교 신도시 내 4개 임대아파트 당첨포기 물량 867가구 가운데 전날 미리 선착순 분양을 마친 진원이앤씨 70가구를 제외한 3개 단지 797가구다.
당초 민간임대 4개 업체는 모두 1,692가구를 분양했지만 당첨자 절반 이상이 “분양가가 비싸다”며 계약을 포기했다.
이처럼 수요가 몰리면서 선착순 분양에 나선 3개 업체의 미분양물량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하루 전인 지난 23일 선착순 분양한 진원이앤씨도 미계약분 70가구에 대한 계약을 모두 마쳤다.
미계약분에 이처럼 수요자들이 몰려들자 해당 업체들조차 놀라는 분위기였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미계약분에 이처럼 많은 수요자가 몰린 것은 높은 공급가격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특히 ‘판교’ 아파트를 청약통장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게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신청자 중 상당수가 강남권은 물론 지방에서까지 몰려든 투자수요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버블 붕괴론’까지 내세우며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여전히 엄청난 규모의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방건설의 24평형 아파트를 계약했다는 김모(57ㆍ대구시)씨는 “어차피 시세보다 낮게 분양 전환되는데다 ‘판교’라는 프리미엄이 있는데 설마 손해야 보겠느냐”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교 민간임대가 막상 실수요자들에게는 외면받았음에도 엄청난 투자가 몰리면서 무조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정부의 홍보가 시장에서는 전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