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경제 주체들은 하절기가 될수록 조금은 느슨해지곤 한다. 경제와 관련된 기사도 뜸해진다. 하지만 6월 셋째주의 경제 일정은 이와는 거꾸로 가는 듯 싶다.
우선 관심을 모아온 추가경정예산과 건설 경기 연착륙 방안 등이 이번 주 윤곽을 드러낸다. 두 가지 모두 18일로 예정된 경제장관간담회 전후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 편성 규모는 4~5조원, 건설경기는 공공부분의 파이를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15일에는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가 행정수도 후보지를 공식 발표한다.
굵직굵직한 면담 일정들도 기다리고 있다. 주초인 14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과 이건희 삼성회장이 만난다. 최근 재계 총수들과의 연쇄 회동을 가져온 강 위원장은 이번 면담을 끝으로 재계와의 면담을 마무리 짓는다. 삼성에버랜드의 지주회사 요건 충족시기를 1년 가량 연장시켜주는 내용의 ‘선물’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경제 부문에서 실용주의 노선을 보여주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민생 경제 챙기기의 일환으로 16일 금융기관장들과 면담한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 활성화 방안이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는 이와 관련해 8만700여개 중소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고, 이달 말께 중소기업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재계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작업을 본격 개시한다. 전경련은 18일 대기업 총수, 중소기업과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촉진 토론회’를 연다. 기업들이 건의했던 30여 가지 규제완화 방안에 대한 정부 방침도 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조정한데 이어 이뤄지는 스탠더드앤푸어즈(S&P)의 방한도 관심을 모은다. 16일부터 18일까지 일정중 민주노총 방문도 포함돼 있다.
핵심 경제 현안들의 뒤편에선 하투(夏鬪) 분위기가 달궈지고 있다. 지난주 병원 노조 파업에 이어 현대자동차차 노조 등 자동차 4사가 쟁의절차에 들어갔다. 화물연대가 총력투쟁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16일에는 택시노조와 금속노조가 잇따라 파업에 나선다. 올해 임단협이 늦게 시작된 데다 비정규직 문제, 사회공헌기금, 주5일 근무제 등 산적한 난제들이 극심한 파업사태로 연결돼 생산ㆍ수출 납기 지연 등의 경영차질이 우려된다. 경영자총협회는 매월 말 열리는 주요그룹 노무담당임원회의를 이달 중순으로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