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유로화 비중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FT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 개도국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450억 유로를 매각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들 은행이 보유한 유로화에서 8%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개도국 중앙은행 보유 외환에서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2년 이후 최저인 24%로 떨어졌다. 2009년 기준 이들 중앙은행의 유로화 비중은 31%에 달했다. 달러는 약 60%를 유지했다.

개도국 중앙은행은 유로화를 버리는 대신 호주 달러와 신흥국 통화 보유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리 프랭켈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경제학 교수는 FT에 “유로화가 여전히 2위 기축통화이기는 하지만 더는 달러에 도전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 경제와 유로화가 여전히 막강하지만 유로 채권시장은 투자 매력과 유동성이 전 같지 않다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흔들리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또 유로화가 재정 동맹과 단일 채권시장을 구축한다면 위상이 다시 강화될 수 있을 것이지만 신흥국 통화들이 부상하기 때문에 이전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중국과 브라질이 지난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었다면서 이 또한 달러와 유로 위상의 상대적 위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