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로 내년 서울시의 취득ㆍ등록세 수입이 올해보다 5.4% 가량 줄어들 전망이어서 시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 경기변동이 서울시 세수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내년 서울시가 거둬들일 부동산 취득ㆍ등록세는 모두 2조9,541억원으로 올해 예상치(3조1,126억원)에 비해 1,585억원, 약 5.4%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시 취득ㆍ등록세 세수가 3조원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4년 만이다.
내년 부동산 경기가 경기불황과 이에 따른 부동산 수요 위축에다 거래 부진, 신행정수도 이전 무산,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으로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취득ㆍ등록세의 50%를 자치구에 배정하는 재정교부금이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자치구의 재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내년 중 도입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부동산실거래 신고제도 실시에 따른 세수 전망은 -이번 분석에서 제외됐다.
시정연은 서울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의 경우 올해보다 3.0%, 전세는 3.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가 예정대로 국세로 신설될 경우 서울시 세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중산층의 매물 증가가 예상되지만 거래는 부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시정연은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시 세수에서 취득ㆍ등록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39.7%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의 취득ㆍ등록세는 지난 99년 2조198억원을 기록한 후2000년 2조2,466억원, 2001년 2조5,774억원, 2002년 3조1,687억원, 지난해 3조5,251억원으로 매년 10∼20% 증가하다 올해 건설경기 침체로 하락세로 반전됐다.
박희석 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일부 투기지역 해제 등의 규제완화책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가져올 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분석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인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도 등의 변수는 고려되지 않은 만큼 이들 정책이 시행되면 시 세수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