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LCD업계 中시장 잡기 '각축'

中정부 '공장설립 제한적 허용' 따라 8개社 선점 경쟁
사업계획서 22일까지 제출 요구… 삼성·LG 승인 유력


중국 정부가 자국 내 LCD 공장 신규 설립을 '제한적 허용'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LCD 업체 간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해외 각 LCD 제조사들과 중국 지방자치단체에 LCD 공장 설립과 관련한 사업계획서를 오는 22일까지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해외 LCD 제조사와 지자체로부터 정식으로 사업계획서를 접수 받아 이를 심의해 이르면 3월 초에 승인 여부를 최종 판가름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사업계획서 접수가 완료되면 중국 정부 승인을 얻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되는 셈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당초 '무제한 허용'에서 '제한적 허용'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점. 중국 정부는 자국 업체뿐 아니라 해외 제조사들도 잇따라 LCD 공장 설립을 추진하자 공급과잉을 우려, 신청업체 중 일부만 공장 건설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 정부 자체 추산에 의하면 현재 계획된 LCD 공장 건설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2012년에 40인치 LCD TV 기준으로 약 1,200만대 이상의 공급 과잉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뱅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 정부의 확정된 지침은 없으나 당초 4개가량 허용에서 최근에는 두세개로 좁혀진 것 같다"며 "중국 시장을 놓고 해외업체 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내 LCD 공장 설립을 놓고는 한국과 일본ㆍ대만ㆍ중국 등 4개국 8개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8개 업체가 모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8대3의 경쟁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지자체와 손잡고 각각 장쑤성 쑤저우와 광둥성 광저우에 7~8세대 LCD 라인 건설을 추진 중이다. 중국에서는 BOEㆍ인포비전ㆍTCL 등이 LCD 공장 건설을 위한 자국 정부 승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샤프와 참여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AUO와 CMO 등이 LCD 공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고 8세대 라인 기술 및 운영 경험에서 월등 뛰어나 '제한적 허용' 대상에 모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자국 LCD 산업 발전을 위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업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변수도 적지 않다. 최근 대만 정부가 양안 관계 개선 일환으로 자국 내 LCD 업체의 대 중국 투자를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역시 자국 내 LCD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해외업체보다 자국 업체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중국 LCD 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ㆍ중국ㆍ대만 등 4개국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며 "전체 LCD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8개 업체 중 과연 어느 국가의 어느 기업에 손을 들어줄지에 따라 글로벌 LCD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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