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며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김동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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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봐가며…" 속도조절
설비투자등 여전히 불확실…인상시기 저울질내외금리차 역전등 부담 "곧 올릴것" 관측 유력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10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며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김동호기자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콜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수출ㆍ생산ㆍ소비가 모두 좋은 가운데 설비투자와 건설 부문이 다소 불확실하다"며 "내년 경제에 대해 종합적인 전망을 한 뒤 콜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박 총재의 경기진단이 지난달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콜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은 '한 템포' 쉬어가며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즉 8ㆍ31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건설경기가 위축된데다 수출ㆍ민간소비 등에 비해 설비투자 지표가 좋지 않고 체감경기도 여전히 냉각돼 있는 등 일부 불확실한 경기지표들이 호전될 때까지 좀더 지켜보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금리는 동결했지만 박 총재는 수차례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근거를 제시했다. 박 총재는 "경기부양적인 금융완화 기조는 유지하되 완화의 폭은 점차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 금리가 여전히 균형금리에 못 미치는 경기부양적 수준이므로 순차적으로 콜금리를 균형수준까지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환율과 유가 등 일시적인 요인이 사라지면 내년 물가가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언급도 잊지 않았다. 특히 한번의 금리인상만으로 단기 부동화 현상이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고 밝혀 언제라도 콜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제 시장의 최대 관심은 언제 콜금리가 인상되느냐에 쏠려 있다. 내년 1ㆍ4분기 중에 한차례 이상 콜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12월 인상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연말에는 기업과 가계에 자금수요가 몰려 추가 인상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미룰 수도 없다.
미국이 내년 초까지 4.50%선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경우 해외 자본유출이 우려되는데다 국내 채권금리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총재는 "시장을 보면 한은이 앞으로 (콜금리를) 0.5~0.75%포인트 이상 더 올려야 하는데 중앙은행 입장에서 납득이 안된다"며 "시장금리 급등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5.16%를 기록, 연중 최고치를 이틀 만에 갈아치웠다.
입력시간 : 2005/11/10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