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요동… 외화예금 썰물, 외화대출 밀물

외화예금, 단기 환차익 노려 최근 두달새 20억弗 줄어
외화대출, 기업 달러수요 늘며 지난달부터 상승세 반전


'환율불안 속에 외화예금 줄고, 외화대출 늘고.' 최근 유럽발 악재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요동치는 틈을 활용해 환차익을 노린 외화예금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 4월 이후 두 달여 사이에 20억달러 이상 줄었다. 4대 은행의 외화예금 월말 잔액을 보면 ▦1월 말 120억6,000만달러 ▦2월 말 120억9,900만달러 ▦3월 말 124억3,100만달러 ▦4월 말 119억1,100만달러 ▦5월 말 103억5,300만달러를 기록해 4월부터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시중은행의 자금 담당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워낙 단기간에 급등하자 저금리의 은행이자보다는 차라리 단기 환차익을 노리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하고 고객들이 외화예금을 해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외화대출은 기업들의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4대 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은 1월 말 116억8,300만달러이던 것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4월 말에는 111억3,300만달러까지 낮아졌지만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반전, 5월 말 현재 11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시중은행의 기업여신 담당자는 "보통 원ㆍ달러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기업들의 달러 부채가 늘어나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기업들이 설비 및 운영자금용 달러 수요를 늘리고 있어 외화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적인 외화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엔화대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이 저금리의 매력에 끌려 주로 이용했던 엔화대출의 경우 4대 은행 잔액이 올 1월 1,313억엔이던 것이 5월 말에는 1,306억엔을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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